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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괘, 감괘

영부, 精山 2009. 5. 21. 06:46

물에 비해서 불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水克火는 물이 불을 끈다는 식으로만 해석하는 것보다 물의 흐름이 불에 비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지속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보는 게 좋다.

즉 어떤 일이건 지속적인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대하는 것이 불처럼 일시적으로 하는 것보다 낫다는 얘기다.

외유내강은 겉으로는 차갑고 경계심이 많고, 조심성이 많지만, 일단 친하게 되면 오래 지속하는 경향이 강하다.

감괘를 물이라고 하는데, 물의 속성이 본래 그렇다.

불은 일어날 적에는 폭발적이지만 금방 갈아 앉는데 비해 물은 가면 갈수록 세력이 확대된다.

불은 정열적이요, 물은 침착하다.

불은 강한 열정과 영성(靈性)을 자랑하지만, 물은 이지적이다.

불은 활동을 지향하지만, 물은 한 곳에 머물기를 좋아한다.

감괘는 속에 1양을 간직하고는 있으나 본래 경계심이 대단하므로 사물을 볼 적에 마음을 금방 여는 편이 아니다.

그것은 사물을 깨닫는 데에도 마찬가지여서 심사숙고하면서 깨달음에 도달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괘는 처음부터 반짝하고 깨닫는 편이다.

물과 불은 모든 걸 깨끗하게 하는 음양의 상징이다.

물은 겉면을 깨끗하게 하고, 불은 내면을 깨끗하게 한다.

물은 표면의 때는 벗길 수 있으나, 속에 있는 불순물은 불로 녹여야 한다.

그래서 선천에서는 子1水로 머리를 들었지만, 후천에서는 巳2火로 머리를 들게 됐다.

이런 것을 잘 생각하면서 64괘를 연구해 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