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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동량 7

영부, 精山 2009. 5. 21. 07:08

그럼 말이 나온 김에 天行 15도에 대한 것도 수박에서 찾아보기로 할까요?

천행 15도는 상, 중, 하 3단계의 변화를 가리킵니다.

상하, 전후, 좌우로 나타난 형상을 가리킨 천유 13도와는 대조적입니다.

변화는 반드시 중심에서 벌어져 나오는 법인데, 수박을 한 번 가르면 중심과 4방 즉, 5방이 벌어지고, 두 번째도 마찬가지로 5방이 벌어지며, 세 번째도 5방이 벌어지니까 도합 15방으로 벌어지는 걸 가리켰습니다.

천유 13도는 하늘의 28수와 연계하여 13 × 28 = 364가 되며, 천행 15도는 땅의 24절기와 연계하여 15 × 24 = 360이 됩니다.

여하튼 첫 번째 기초동량은 천지인신이 함께 하는 글 집이요, 그것은 ‘천주님을 모시고(侍天主) 모든 조화를 정하며(造化定), 영세토록 잊지 않게(永世不忘萬事知)하는 주문의 핵심입니다.

기독교는 각종 기도를 하고, 불교도 각종 진언이나 주문 등이 있지만, 그 모든 걸 한 마디로 일축(一蹴)하면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라는 13자입니다.

물론 13자는 자전과 공전이 일치하는 부두(符頭)를 가리킨다는 정도는 다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는 반서로 쓰지 않고 바로 썼군요.

그건 천유 13도는 선, 후천을 막론하고 만고불변의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천지인신유소문의 실체를 알아보도록 할까요?

막연하게 그냥 천지인신이 함께 하는 글 집이라는 정도라고 한다면 손에 잡히지 않는 바람이나 구름이 되겠지요.

과거의 선천의 도덕은 그랬습니다.

하지만 후천의 그것은 매우 구체적인 형상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가을의 열매가 없었던 선천에서는 어차피 여러 가지 말을 해봤자, 실제 열매가 없으니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던 겁니다.

그러나 열매를 직접 맛을 보게 되면 그 느낌을 말로도 할 수 있고, 글로도 할 수 있습니다.

혼자만 맛을 보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맛을 보기 때문에 그 맛을 보는 사람들은 누구나 같은 공감을 하게 마련이지요.

예를 들어 사과가 있다고 합시다.

사과를 맛보기 전에는 아무리 사과의 맛을 강조하고 미사여구를 늘어놓는다고 하여도 어차피 뜬구름일 수밖에 없었지만, 수확한 사과를 같이 먹으면서 ’아! 맛있다‘고 하건, ’야! 달다‘고 하건 그걸 거짓이라고 폄하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가을 수확기를 살고 있습니다.

천지의 열매인 현무경, 개벽의 결정판인 현무경을 맛보면서 우리는 지금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실상을 얘기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천지인신유소문의 실체는 매우 중요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천지인신이 함께 하는 글로 이루어진 집’이라고 하였으니 당연히 구체적인 글로 나와야 하겠지요.

하늘을 가리키는 건 천간(天干)이요, 땅을 가리키는 건 지지(地支)요, 사람을 가리키는 건 팔괘(八卦)요, 신을 가리키는 건 수리(數理)라고 합니다.

이 넷이 한데 합한 걸 가리켜 상서(祥瑞)라고 부르며, 상서의 완성은 용담도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신부(信符)로 나타내면 영부(靈符)라고 합니다.

따라서 천지인신유소문은 결국 용담도와 영부를 가리켰습니다.

이처럼 개벽주는 후천 기초동량의 기초를 영부와 용담도라는 사실을 밝혔다는 사실을 유념하면서 허무장 3절 미부(未符)로 넘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