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혼백 동서남북 2

영부, 精山 2009. 6. 1. 05:56

 “이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처음의 음기초와 양기초와 달리 두 번째, 세 번째의 음기초, 양기초가 반서와 정서의 형태가 달라진 것은, 첫 번째 음기초동량에서는 우주전체의 體를 가리킨 것이요, 두 번째 음기초에서는 태양계의 일월성과 지구의 관계를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우주전체와 태양계는 각기 반대의 방향에서 보이기 때문입니다. ’基礎棟樑 東西南北 魂魄‘이라고 한 것처럼, 혼백을 얘기하고 있는 걸로 보아 두 번째 음기초동량에서는 후천의 태음도를 가리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혼백이란 말은 태음에서 나오기 때문이지요. 왜 혼백은 태음에서 나온다고 하는 걸까요?”

 

 혼백이라고 하면 당연히 인간의 정신이나 의식을 형성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던 정도에게는 그것이 태음도와 연관이 있다는 말 자체가 와 닿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달이 인간의 혼백을 좌우한다는 얘기처럼 들리는데, 인간의 혼백은 인간의 의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인데, 어찌 달과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그러면서도 옛 어른들은 태교(胎敎)를 통해 대보름이나 그믐에 부부가 합방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한 것을 보면 달과 인간과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믿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긴 현대 과학에서도 말하기를 인간의 정신과 달의 영향력은 일정한 함수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정도는 어디에선가 본 기억이 떠올랐다.

 

 “혼백은 달처럼 영측(盈仄 : 차기도 하고 기울기도 하는 현상)하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혼비백산(魂飛魄散)이란 말은 이를 가리킵니다.

사람한테는 불변(不變)하는 것과 항변(恒變)하는 것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어둡다, 밝다, 깨달았다. 못 깨달았다 하는 것은 불변하는 것을 두고 하는 표현이고, 나가기도 하고, 들어오기도 하며, 사라지기도 하며, 나타나기도 하는 것은 항변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어두워지기도 하며, 밝아지기도 하는 것은 본래 항상 있는 진리를 깨닫느냐, 아니냐 하는 걸 가리킨 것이요, 사라지기도 하며, 나타나기도 하는 것은 형상을 이루는 기(氣)의 차원에서 하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불변하는 것은 진리요, 항변하는 것은 기라는 말입니다.

혼백은 진리를 가리킬까요? 아니면 기를 가리킬까요?”

 

당연히 기를 가리킵니다.”

 

기를 가리키기 때문에 ‘혼백 동서남북’이라고 현무경에 기록한 겁니다.

즉 중심이 아닌 동서남북 사방에 흩어진 것이 혼백이라는 뜻입니다.

중심은 불변하는 것이요, 사방은 항변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쯤 되면 왜 첫 음기초동량인 ‘기초동량 천지인신유소문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에서 ‘지기금지원위대강’이 빠졌는지 답을 찾을 수 있을 텐데요?”

 

 “ … ”

 

 일행은 아무 말이 없었다.

전에 누가 그런 질문을 한 일이 있었는데, 어차피 다시 언급할 날이 있을 거라고 하면서 그냥 넘어간 기억이 정도의 뇌리에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