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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

영부, 精山 2009. 6. 10. 06:31

내 밥을 먹는 자라야 내일을 하여주느니라

 

내 밥을 먹는 자는 곧 한 식구를 가리킨다.

식구라고 할 적의 食은 '밥 식'이요 口는 '입 구'다.

즉 '같은 밥이 들고 나는 입'을 한 식구라고 한다.

 

食을 보면 人과 良(어질 량)을 한데 모은 글자이니, '사람이 어질게 되기 위해서 먹는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목숨을 부지하고 식욕을 충족하기 위해서 먹는 것이 아니라, 어질게 되기 위해서 먹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내 밥을 먹는 자라야 내일을 한다는 말은 한 식구가 되지 않으면 자신의 일처럼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같은 일을 해도 한 식구라면 믿음이 더 간다.

 

개벽주의 밥은 무얼까?

물론 천지공사와 개벽에 대한 대가를 가리킨다.

밥이야 누가 먹는 것이건, 다 같은 밥이지 다를 게 없다.

부자이건, 가난한 이건 먹는 음식은 같다.

다만 무슨 일을 하고 그 대가로 밥을 먹고 살아 가느냐 하는 게 다르다.

 

현대인들처럼 바쁜 와중에서 하루 종일 자신과 가정, 사회의 개벽에 대한 것만을 생각하고 일을 하라는 말은 할 수 없겠으나, 그래도 그런 노력과 정성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사람은 심는 대로 거둔다.

그게 철칙이다.

자신이 볍씨를 뿌렸으면 쌀을 거둘 것이요, 보리를 뿌렸으면 보리를 거둔다.

그런데도 자신이 뿌린 씨는 생각하지 않고, 액땜 하기를 바라고, 다가오는 재앙을 피하려고만 한다.

사주나 점을 보려고 하는 건 이미 늦다.

그것은 마치 아무렇게나 낳아 놓고 돈을 쳐들여 과외시키면서 잘 되기를 바라는 오늘날의 교육과 같다.

애초에 아이를 만들 적에 잘 만들어야 한다.

재앙을 피하는 유일하고 확실한 방법은 지금 여기서 무엇을 뿌리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 그대는 무슨 밥을 먹고 있는가?

지금 그대는 무슨 씨를 뿌리고 있는가?

개벽의 씨를 뿌리고, 개벽의 밥을 먹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