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생이지지(生而知之)를 말하나 이는 그릇된 말이라 천지의 조화로도 풍우(風雨)를 지으려면 무한한 공부를 들이나니 공부 않고 아는 법은 없느니라 정북창 같은 재조로도 입산 3일에 시지천하사(始知天下事)라 하였느니라
생이지지는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상태를 가리킨다.
예를 들면 인간의 정자와 난자로 태어나지 않고 성령으로 태어났다는 예수와 같은 경우가 그것이다.
하지만 그런 건 있을 수 없다고 개벽주께서 친히 증언을 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공부라고 하면 사람들은 의레 학교에서 하는 공부를 연상하지만,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게 하는 천지 대자연의 운행도 공부에 속한다.
즉 사람이 하는 공부는 대자연이 하는 공부를 흉내낸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공부는 왜 하는가?
공부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다.
마찬가지로 천지 대자연이 풍운조화를 부리는 까닭은 현실에 써먹기 위해서다.
사람이 볼 적에는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게 하는 대자연의 운행이 아무런 공력도 없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엄청난 공력을 들이게 마련이다.
이것은 하나님을 인간들은 전지전능한 존재라고 하여 아무런 노력이나 정성이 없어도 못하는 일이 없는 줄로 알고 있으나, 그만큼 무한한 정성과 노력을 들인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이 이러할 진대, 하물며 인간들이 공부나 노력, 정성을 들이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나님이 하는 공부법을 인간들은 애초부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정북창은 용호비결을 남기신 정염 선생을 가리킨다.
북창(北窓)은 북방의 창문을 연다는 의미이므로, 남방의 문을 여는 동시대의 격암 남사고(南師古)와 더불어 매우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북창 같은 재조로도 산에 들어간 지 3일만에 천하사를 알기 시작했으니 너희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라고 하였다.
정북창은 낙서의 북방 1, 6水를 가리키는 것이요, 입산 3일 만에 시지천하사 한다고 한 것은, 하도, 낙서, 용담의 3시대를 통해야먄 비로소 천하사를 알게 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