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을 가리키는 태괘는 위에 한 개의 음효가 있고, 밑에 두 개의 양효가 있다.
반대로 바람을 가리키는 손괘는 위에 두 개의 양효가 있고, 밑에 한 개의 음효가 있다.
어두운 음기 속에서 풍성한 양기가 위로 솟는 것이 태괘의 형상이고, 밝은 양기 속에서 한 줄기 음기가 밑으로 내리는 게 손괘의 형상이다.
여기서 무얼 알 수 있을까?
그걸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면으로 고찰해야 한다.
첫째, 태극에서 나누어진 음양으로 볼 적에 어느 것이 음이고, 어느 것이 양일까?
둘째, 음양에서 나누어진 사상에서는 어느 것이 음이고, 어느 것이 양일까?
셋째, 사상에서 나누어진 팔괘에서는 어느 것이 음이고, 어느 것이 양일까?
넷째, 각 괘의 효를 놓고 볼 적에 태괘나 손괘는 다 같이 두 개의 양효가 있지만, 그 위치가 다르다. 음효도 그 위치가 다르다.
위에 있는 양과 밑에 있는 양은 서로 어떻게 다르며, 음도 어떻게 다른가?
다섯 째, 위치에 따른 상태를 수치로 비교하면 어떻게 나타날까? 위에서 내려오는 양의 수치(체와 밑에서 올라가는 양의 수치(용), 밑에서 올라가는 음의 수치(체)와 위에서 내려가는 음의 수치(용)를 비교하면 어떻게 다를까?
여섯 째, 태괘의 양의 체는 6이요, 용은 3이다. 태괘의 음의 체는 4요, 용은 1이다. 손괘의 양의 체는 3이요 용은 6이다. 손괘의 음의 체는 1이요 용은 4다. 이런 수치는 무얼 의미할까?
일곱 째, 태괘는 왜 소녀라고 했으며, 손괘는 장녀라고 했을까?
여덟 째, 태괘는 왜 오행으로 금이라고 하며, 손괘는 목이라고 할까?
아홉 째, 태괘는 왜 澤이라고 했으며, 손괘는 왜 風이라고 했을까?
열 째, 태괘는 왜 悅이라고 했으며, 손괘는 왜 入이라고 했을까?
열한 째, 태괘는 왜 양이라고 하며, 손괘는 왜 닭이라고 하나?
열두 째, 바람과 못이 만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풍택과 택풍은 어떻게 다를까?
소성괘도 이렇게 다양하게 알아야 하는데, 대성괘는 어떨까? 소성괘에 익숙해야 대성괘가 보인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과 저절로 명상이나 참선을 하면 온다고 생각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진리도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저 막연하게 추리 소설 쓰듯이 하려면 차라리 소설가나 시인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다. 성경이나 불경을 통해서 참다운 대각자가 나오지는 못하고 문학가가 많이 배출된 것도 이런 데에 기인했다. 목숨을 내 걸고 구하라. 그러면 반드시 주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