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은 남 잘 되게 하는 공부니 남이 잘 되고 남은 것만 차지 하여도 우리 일은 되느니라 전명숙(전봉준)이 거사할 때에 상놈을 양반 만들어 주려는 마음을 두었으므로 죽어서 잘 되어 조선명부(朝鮮暝府)가 되었느니라
전봉준은 동학혁명을 일으켰다.
그의 부친이 무고하게 관에 끌려가 맞아 죽은 것에 격분하여 동지들을 규합하여 혁명을 일으켰으나, 그 본래 의도는 양반 밑에서 신음하는 상놈들을 해방시키기 위함이었다.
그가 사리사욕으로 거사를 했다면 아마 그렇게 많은 동지들을 규합하지는 못하였으리라.
즉 전봉준은 대의명분을 얻었다.
어떤 일이건 대의명분을 잃으면 안 된다.
현무경을 깨닫는다 함은 곧 '남을 잘 되게 하는 공부'를 한다는 얘기다.
어서 어서 남이 잘 돼야 나도 잘 되는 법이다.
내가 아무리 잘 돼봤자, 세상이 온통 가난하고 열악하다면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기에 석가나 예수, 공자 같은 성인들은 한결 같이 세상과 더불어 같이 가려고 하였다.
그걸 가리켜 '여세동귀(與世同歸)'라고 한다.
천부동은 여세동귀의 표본이다.
먼저 사람들의 의식을 깨우치고, 다음에 이상적인 가정을 세워 사회에 모델이 돼야 한다.
그럴 적에 비로소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