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한글 창제의 바탕 이론은 천문학 - 하도, 낙서 2

영부, 精山 2009. 9. 23. 16:25

  이러한 해박한 천문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한글이 창제되었기 때문에 정인지 서문에서도 ‘정음 지음이 조술祖述한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이룬 것으로 그 지극한 이치가 무소부재無所不在하니 사람의 힘으로 한 사사로운 일이 아니다.’1) 라고 찬사를 거듭하였던 것이다.

  여기서 ‘자연自然에서 이루었다’라는 말은 바로 다름 아닌 우주 천체의 운행원리, 창조주의 섭리에 맞추어 한글을 창제하였다는 뜻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에 있는 가운데소리의 제자원리 내용에 의거하여 만든 위의<중성도中聲圖>는 <하도河圖>와 너무나 닮아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중성도>는 하도라는 천문도에 1기원자()와 2기원자(● ●)를 가미함으로써 <하도>보다 그 표현이 더욱 완숙하고 세련된 구도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5행성의 운행원리를 나타낸 하도河圖의 원리보다 진일보한 중성도가 생겨남을 볼 수 있다. 이렇듯이 하도라는 천문도에 일기원자를 더한 ㅗㅏㅜㅓ와 이기원자를 더한 ㅛㅑㅠㅕ가 바로 가운데소리가 된 것이다.


 

                    <해례본의 초, 중성의 나열 순서>


   즉, 하도 생수生數에 속하는 모음을 오행상생의 순서로 ㅗ부터 배열하면 수(ㅗ)→목(ㅏ)→화(ㅜ)→토(∙(ㅣ))→금(ㅓ)의 차례가 되어 ㅗㅏㅜ • (ㅣ)ㅓ의 순서가 되고, 하도 성수成數에 속하는 모음을 오행상생의 순서로 ㅛ부터 배열하면 화(ㅛ)→토(ㅡ)→금(ㅑ)→수(ㅠ)→목(ㅕ)의 차례가 되어 ㅛㅡㅑㅠㅕ의 순서가 된다. 천인합일 사상으로 볼 때 ㅣ의 자리는 • 와 같은 자리로 배정 된다.

  다시 정리하면 ㅗ ㅏ ㅜ • (ㅣ) ㅓ ㅛ ㅡ ㅑ ㅠ ㅕ의 순서가 된다. 여기서 ∙(ㅣ)와 ㅡ는 나머지 여덟 소리인 ㅗ ㅏ ㅜ ㅓ ㅛ ㅑ ㅠ ㅕ의 머리가 되므로 • (ㅣ)ㅡ를 맨 앞으로 배열하였고 그 • (ㅣ) ㅡ를 다시 천天(•), 지地(ㅡ), 인人(ㅣ)의 순서에 따라 • ㅡ (ㅣ)으로 재배치 한 후 나머지 ㅗ ㅏ ㅜ ㅓ ㅛ ㅑ ㅠ ㅕ는 그대로 나열하여  • ㅡ ㅣ ㅗ ㅏ ㅜ ㅓ ㅛ ㅑ ㅠ ㅕ의 순서로 최종 배열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창제 당시의 •    ㅣ ㅗ ㅏ ㅜ ㅓ ㅛ ㅑ ㅠ ㅕ의 순서로 바꾸어 사용해야 하는 충분하고도 당연한 이유가 밝혀진 것이다. 이 순서대로 하면 학습면에서 더 합리적이며 효과적이다. 여기서 하도와 천문과의 관계에 대하여 잠깐 살펴보자.


  1, 6 수는 수성으로 매일 밤 자子시에 북쪽 하늘에 보이고 매월 1일과 6일에 해와 달이 북쪽에서 수성을 만나며 매년 1월과 6월의 저녁에 북쪽 하늘에 보인다. 그러므로 1과 6은 수水와 합한다(一六水)고 하였으며 하늘의 1이 수를 낳고(天一生水), 땅의 6이 수를 이룬다(地六成水)고 하였다. 따라서 1일은 수성이 처음 보이는 때이고(天一生水星), 6일에는 수성이 마지막 보이는 날이라고 하였다.(地六成水星)


  2, 7화는 화성으로 매일 낮 오午시에 남쪽 하늘에 보이고 매월 2일과 7일에 해와 달이 남쪽에서 화성을 만나며 매년 2월과 7월의 저녁에 남쪽 하늘에 보인다. 그러므로 2와 7은 화에 합한다(二七火)고 했으며 또 땅의 2는 화를 낳고(地二生火) 하늘의 7은 화를 이룬다(天七成火)고 하였다. 따라서 2일은 화성이 처음 보이는 때이고(地二生火星) 7일에는 화성이 마지막 보이는 날이라고 하였다.(天七成火星)


  3, 8목은 목성으로 매일 인寅시에 동쪽 하늘에 보이고 매월 3일과 8일에 해와 달이 동쪽에서 목성을 만나고 매년 3월과 8월의 저녁에 동쪽 하늘에 보인다. 그러므로 3과 8은 목과 합한다(三八木)고 하였고 또 하늘의 3은 목을 낳고(天三生木) 땅의 8은 목을 이룬다(地八成木)고 하였다. 따라서 3일은 목성이 처음 보이는 때이고(天三生木星) 8일에는 목성이 마지막 보이는 날이라고 하였다.(地八成木星)


  4, 9금은 금성으로 매일 신申시에 서쪽 하늘에 보이고 매월 4일과 9일에 해와 달이 서쪽에서 금성을 만나며 매년 4월과 9월의 저녁에 서쪽 하늘에 보인다. 그러므로 4와 9는 금과 합한다고 하였다. 또 땅의 4는 금을 낳고(地四生金) 하늘의 9는 금을 이룬다(天九成金)고 하였다. 따라서 4일은 금성이 처음 보이는 때이고(地四生金星) 9일에는 금성이 마지막 보이는 날이라고 하였다.(天九成金星)


  5, 10토는 토성으로 매일 진辰시에 하늘 중앙에 보이며 매월 5일과 10일에 해와 달이 중앙에서 토성을 만나며 매년 5월과 10월의 저녁에 하늘 중앙에 보인다. 그러므로 5와 10은 토와 합한다(五十土)고 하였다. 또 하늘의 5는 토를 낳고(天五生土) 땅의 10은 토를 이룬다(地十成土)고 하였다. 따라서 5일은 토성이 처음 보이는 때이고(天五生土星) 10일에는 토성이 마지막 보이는 날이라고 하였다.(天五生土星)


  이렇듯이 가운데소리의 나열 순서와 더불어 일기원자를 더한 ㅗㅏㅜㅓ와 이기원자를 더한 ㅛㅑㅠㅕ의 글자 형태가 바로 오행성의 운행 원리를 나타낸 하도의 천문 이론에 바탕을 둔 것임을 알 수 있겠다.





                                                                 

ㄷ. 해례본의 첫소리 나열 순서가 지금과 다른 이유


         첫소리는 천문도인 낙서에서 기원함


  첫소리의 위치를 <오행 방위 낙서>에 배속시켜 보면 아래 그림과 같은 <초성 오행 방위도>가 생겨남을 볼 수 있다.


  

<덕화리 2호 고분 벽화도>      <오행 방위 낙서>          <초성 오행 방위도>

   

  1976년에 발견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6세기 초 고구려 고분인 평안남도 대동군 덕화리 쌍고분 중 동쪽의 2호 고분벽화에는 북두칠성, 남두육성, 해와 달을 비롯한 스물여덟 별자리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지금도 19개의 별자리가 남아있는데 자료에 의하면 그 중 먹으로 쓴 류, 정, 위, 벽 네 별자리의 이름이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것은 바로 가운데 그림 <오행 방위 낙서>이며 천문도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는 첫소리의 나열순서에 대하여 한 가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 있다. 그것은 바로 첫소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소리의 세기에 따라 여린 순서부터 가획하였다고 하면서도 소리가 여린 순서인 ᅌㄱㅋ, ㄴㄷㅌ,  ㅁㅂㅍ, ㅅㅈ, ㅇᅙ의 순서로 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정음 28자 천문 방각도>에 배치된 센 순서인 ㅋㄱᅌ, ㅌㄷㄴ, ㅍㅂㅁ, ㅈㅅ, ᅙㅇ의 순서로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엇을 기준으로 하여 정한 것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오행성五行星의 방위도인 <오행 방위 낙서>의 원리를 적용하였기 때문이다. <오행 방위 낙서> 역시 다름 아닌 천문도이다. 첫소리의 글자꼴은 발성기관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으되 나열 순서는 바로 <오행 방위 낙서>라는 천문도에 근원 하였다. 훈민정음 해례본에 첫소리를 ㄱ ㅋ ᅌ,  ㄷ ㅌ ㄴ,  ㅂ ㅍ ㅁ, ㅈ  ㅅ,  ᅙ  ㅇ,  ㄹ, 의 순서로 나열시킨 이유는 바로 앞의 <초성 오행 방위도>에 배당된 첫소리를 오행 상생의 순서인 순방향(화살표 방향)으로 배열시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