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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창제의 바탕 이론은 천문학 - 하도, 낙서 3

영부, 精山 2009. 9. 23. 16:27

ㅌ. 한글이 모두 28자로 만들어진 이유

 

       동양천문학에는 천상 열차 분야지도 외에 <28수宿 천문 방각도>라는 천문도가 있        다. 그것은 천구天球를 동, 서, 남, 북으로 나누고 각각 7별자리씩 배당하여 모두 28        별자리로 나눈 천문도이다. 이천문도가 바로 한글이 28자로 만들어지게 된 이론적인        배경이 되었다. 이것은 또한 고분벽화의 사신도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정음 28자 천문 방각도>


   이것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만 아무튼 이 천문 이론은 훈민정음 해례본의 창제 원리   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관 되게 언급하고 있는 내용이다. 이와 같이 천문에 이론적인 바   탕을 두고 창제하였기 때문에 한글이 모두 28자가 된 것이다. 세종실록의 기록에 의하면    세종이 훈민정음 창제기간 동안 천문대에 행차한 횟수가 28회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한    나라의 왕이 왜 그토록 천문 관측에 심취하였을까. 아무튼 훈민정음이 28자가 된 것은 천   체의 운행원리를 나타낸 동양 천문도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기 때문이지 우연히 28자가 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또 세종15년(1433년)에는 세종이 직접 28수의 거리와 도수, 12궁에 드나드는 별의 도수   를 일일이 측후하여 새로운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작성하여 그것을 돌에 새   기고 이순지에게 명하여 천문 역법에 대한 책을 편찬케 하였다.1)

 

   세종의 이러한 천문지식으로 미루어 볼 때 천문이론이 훈민정음 창제의 이론적인 바탕이   되었음은 조금도 낯선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내용을 알아야 한글의 우수성을 외국인에   게도 설명할 수 있으며 이 기본 지식을 알아야만 비로소 한글이 왜 세계에서 그 유래가 없     는 과학적인 문자가 되었는지를 상대방에게 제대로 납득 시킬 수 있는 첫 관문에 들어서게 되는 것   이며, 아울러 해례본의 첫소리와 가운데소리의 순서가 지금과 다른 이유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글이 28자로 창제된 이유는 28별자리를 나타낸 <28수 천문 방각도>라는 동양 천문도를 그 철학적인 배경으로 삼았기 때문이며, 첫소리의 글자꼴은 발성기관의 모양을 본 떴으되 나열 순서는 천문도인 <오행 방위 낙서>의 원리에 바탕 하였고, 가운뎃소리는 천지인 3재합일 사상에 의거하였

으되 그 나열 순서는 바로 <하도>라는 천문도의 원리에 바탕하여 창제하였던 것이다. 이렇듯 한글 창제 바탕에는 동양천문도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초, 중성의 글자 모양은 가림다문을(字倣古篆) 참고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ㄹ. ㅋ ㅌ과   에 획을 더한 모양이 서로 다른 이유


  이번에는 첫소리 중에서 ㅋ ㅌ과  의 가획 원리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훈민정음 해례본에서는 ㅋ ㅌ과  을 다같이 획(━)을 더한 글자라고 했으면서도 ㄱ과 ㄷ에는 ㅋ ㅌ으로 획(━)을 더 하였지만 ㅈ과 ᅙ에는  으로 획(━)이 아닌 각점 ()을 더한 것을 볼 수 있다.2)

 

<28수 천문 방각도에 배당된 ㅋ ㅌ,  의 위치도>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첫소리인 ㅋ, ㅌ,  을 분명히 모두 가획한 글자라고 하였다.(제자해 1314쪽) 그런데 왜 가획한 모양이 서로 다른 것일까? 앞의 <28수 천문 방각도에 배당된 ㅋ ㅌ,  의 위치도>에 배당되어 있는 자리를 보면 ㅋ ㅌ은 지호의 권역에,  은 천문의 권역에 서로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지호地戶의 위치는 음(땅)의 권역이므로 여기에 배당되어 있는 ㅋ ㅌ은 당연히 땅을 상징하는 ━(획)이 더하여져 있다. 그러나 은 천문天門의 권역에 위치하고 있다. 천문의 권역이란 바로 양(하늘)에 해당되는 권역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ㅈ과 ᅙ에 땅을 상징하는 ━(획)더하지 못하고 하늘을 상징하는 (원)을 더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ㅈ ᅙ)


  그렇지만 첫 소리와 가운데소리를 서로 비교하자면 가운데 소리는 갑, 을, 병, 정~ 의 천간天干에 뿌리를 두고 있는 양陽의 성질을 지닌 글자이고, 첫소리는 어디까지나 자, 축, 인, 묘~ 지지地支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음陰에 해당되는 글자이므로 ㅈ과 ᅙ에 (원, 하늘)을 더하지 못하고 ■(각점, 땅)을 더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3) (ㅈ ᅙ) <해례본 13-14쪽. 제자해>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한글이 철저하게 천문이론에 바탕을 두고 창제되었기 때문에 글자의 획 하나에도 이렇듯 오묘한 이치가 무르녹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훈민정음 창제와 천문과는 뗄 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으며 세종 임금께서 한글을 창제하시면서 글자꼴의 획과 점 하나에 이르기까지 순리와 자연의 이치, 즉 천문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얼마나 심사숙고 하였으며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는가를 볼 때 실로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이렇듯 전체를 아우르는 치밀하고도 일목요연한 창제 이론을 볼 때 개인의 단독 연구물이 아니고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이렇듯 천문과의 관계를 모르고서는 세종의 깊은 창제 의도를 영영 알아낼 수 없다. 아니 이러한 의문조차 품어보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창제가 아니라는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것이다.


  백제 문화 연구회 회장이자 <위례성 백제사>의 저자인 한종섭 선생의 이론에 따르면 졸본 부여의 고분이나 산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8각형의 고분이나 8각 건물을 금성이 태양을 도는 공전주기인 8년과 연관 지우고 있다. 한종섭 회장의 이론에 따르면 금성이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은 태양은 왕을 상징하며 그 주위를 도는 금성은 왕을 보호하는 호국의 별이며 졸본卒本이라는 국호도 브리아트어로는 ‘촐본’ '솔본率本'이라는 말이며 ‘태양을 따른다’라는 의미로 지은 것이다. 금성의 공전주기가 8년이며 그 궤도도 8자 모양과 비슷하므로 이것으로부터 유래하여 팔각형태의 고분들이 조성되었다고 한다. 이성산성, 설봉산성, 검단산성, 환도산성 등에 나타나고 있는 8각 건물도 금성을 졸본 부여의 상징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특히 서울 강동구와 하남시에 걸쳐있는 전방 후원 분인 민둥산고분과 황산고분은 8각 고분에다가 꼬리와 지느러미가 달려있다.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연못에 조성되어 있는 팔각정은 금성이 은하수를 유영하는 모양을 나타낸 것이라 한다.


  또 용龍이라는 말은 28별자리 중 동방의 각, 항, 저, 방, 심, 미, 기, 7별자리를 말하는 것이다 '잠겨있는 용은 쓰지 못한다(潛龍勿用)'라는 말은 아직 수평선 밑에 숨어서 떠오르지 않은 동방의 7개의 별자리를 가리키는 말이며 '현룡재전見龍在田'이란 수평선위로 떠 올라온 7개의별은 쓸 수 있다 라는 말이다. '비룡재천飛龍在天 이견대인利見大人'이라는 뜻도 대인大人은 달을 말하는 것이니 ‘대인을 보니 이롭다’라는 말이 아니라 ‘동쪽 하늘에 떠오른 창룡蒼龍 7개의별은 달을 보아야만 이롭다’라는 뜻이다. 천문이 없었다면 주역이 생겨나지도 않았다. 원래 주역도 천문의 해설서이다.

 

  우리 민족의 영혼관은 우주 천문을 떠나서 이야기 할 수 없다. 고분내의 벽화뿐 아니라 고분의 외형도 천문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우리의 궁궐과 건물 이름도 천문을 기본 바탕으로 하여 지었으며 윷판도 북극성과 28 별자리에 바탕하고 있다. 고분의 벽화의 사신도도 28수 천문도에 다름 아니다. 우리 민족은 죽는다는 것이 본 고향인 우주로 돌아가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망자를 북두칠성의 칠성판 별자리에 뉘여 묻었으며 무덤 내부의 공간도 우주공간의 별로 장식하였다.

  임금이 왕위에 오르는 것을 우주의 중심인 북극성北極星의 자리에 오른다는 뜻으로 등극登極한다고 하였다. 경복궁의 월대에 세워 놓은 석상들도 북극성에 해당하는 근정전의 옥좌를 호위하는 28별자리를 상징한 것에 다름 아니다. 창덕궁 내에 돌아가신 선대왕들의 어진御眞을 모신 건물을 선원전璿源殿이라고 한 것도 ‘선원’이 죽음을 관장하는 ‘북두칠성’을 뜻하기 때문이다. 직성이 풀린다는 표현도 맺혔던 성미가 풀려 누그러진다는 뜻으로 운명을 관장하는 직성直星이라는 별 이름에서 연유한 것이다. 이렇듯이 우주천문이라는 개념을 떠나서는 한글의 창제원리나 태극의 원리를 비롯한 우리 민족의 저변에 살아 숨 쉬고 있는 예술과 문화의 맥을 짚어낼 수 없게 되어 있다.


  ㅁ. 맺는 말


  을지문덕 장군을 기리어 ‘을지로’라는 길 이름을 정하였으나 사실은 을지문덕의 성은 ‘을지’씨가 아니라 ‘을’씨이다. 그의 아들이 단기 2853년경(서기 520년경)에 다물 흥방가로 군사를 조련했던 을밀 장군이며, 그가 군사를 조련시키던 곳을 지금도 ‘을밀대’라 하고 있다. 이렇듯 을지씨가 아닌 것이 분명한 사실이지만 잘 못 끼워진 첫 단추를 다시 풀어 ‘을로’로 고친다든지 ‘을지 무공훈장’을 ‘을 무공훈장’으로 고친다는 일은 쉽지가 않다. 을지로의 이름을 바르게 고친다고 교통체증이 해결 되어 더 편리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낫 놓고 ㄱ자를 몰라도 일꾼이 풀을 베는 데에는 불편이 없다. 그 일꾼이 ㄱ자를 배워 안다고 해서 풀을 더 잘 베는 것도 아니다. ᅌ은 분명히 ‘여린기윽’인데도 ‘옛이응’으로 한다고 해서 언어생활에 당장 불편한 일도 없다. 한글 초, 중성의 나열 순서가 잘 못되어 있다고 해도 문자 생활을 하는데 큰 불편함을 모른다. 해례본대로 고치면 분명 지금보다 낫다. 그러나 고쳤을 때 일어나는 출판업계의 여러 가지 혼란과 부담을 상쇄시킬만한 엄청난 효율을 가져다주는 것은 또 아니다. 고칠 때의 혼란도 상당히 클 것이다. 지금 고친다고 해도 통일 후의 한글 나열 순서 문제가 또 남는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사정을 다 접어두더라도 세종의 창제 원리만큼은 한글 학자라면 반드시 알고는 있어야 한다. 바르게 알고 있어야 나중에라도 이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바르게 대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편함이 없다고 그냥 쓸 것인가 고칠 것인가는 우리의 의식수준에 달려 있다.


  이제 창제기원의 실체가 모두 명백하게 드러났다. 비록 개인의 연구물이라 하더라도 중요성을 감안할 때 하루 빨리 국가 연구 기관에서 수렴하여 국어학계의 주요주제로 논의되어야 한다. 현재 몇몇 연구가들에 의하여 제기되고 있는 <옛 글자를 살린 한글 국제 공용화 정책>도 이제 정부에서 나서서 정면으로 감당해야할 시기가 되었다. 통일 후의 언어 정책 결정의 중요함을 염두에 두고 지금부터 하나하나 준비를 해 나가야 할 때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