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절
<7월에 종도들을 데리고 익산 舟山 부근 萬聖里 鄭春心의 집에 이르사 중옷 한 벌을 지어서 벽에 걸고 四明堂을 외우시며 山河大運을 돌리고 또 남조선 배 도수를 돌린다 하사 이렛 동안을 방에 불을 때지 아니하시고 춘심을 명하사 소머리 하 sro를 삶아서 문앞에 놓은 뒤에 배질을 하여 보리라 하시고 정성백을 명하사 중옷을 부엌에 불사르시니 문득 雷聲이 고동소리와 같이 나며 석탄연기가 코를 찌르며 온 집안 도량이 큰 풍랑에 흔들리는 뱃속과 같아서 온 집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혼도하여 혹 토하긷 하고 혹 정신을 잃으니 이때에 참석한 사람은 소진섭 김덕유 김광찬 김형렬 김갑칠 정춘심 정성백과 및 그 가족들이라 김덕유는 문밖에서 거꾸러지고 춘심의 가권들은 각기 그 침실이나 行起하는 곳에서 혼도하고 갑칠은 인사불성이 되어 숨을 통하지 못하거늘 개벽주 청수를 갑칠의 입에 흘려넣으시며 부르니 곧 일어나는지라 차례로 청수를 얼굴에 뿌리기도 하고 혹 먹이기도 하시니 모두 정신을 회복하더라 개벽주 가라사대 役事를 하느라고 애를 썼으니 밥이나 제때에 먹어야 하리라 하시고 글을 써서 갑칠을 주어 부엌에 사르라 하시거늘 갑칠이 부엌에 이르니 성백의 아내가 부엌에 혼도하였더라 갑칠이 급히 글을 사르니 곧 회생하여 밥을 지어 올리는지라 개벽주 밥을 많이 비벼 한 그릇에서 여러사람이 함께 먹게 하시며 가라사대 이것이 곧 불사약이니라 모든 사람이 그 밥을 먹은 뒤에 정신이 맑아지고 기운이 완전히 회복되니라 김덕유는 폐병으로 중기에 이르렀던 바 이로부터 완전히 나으니라 개벽주 가라사대 이렇게 허약한 무리들이 일을 재촉하느냐 욱정육갑을 쓸어들일 때에는 살아날 자가 없으리로다 하시니라.
(해설)
남조선 배질 도수라고 하는 유명한 공사다.
을사년 7월은 甲申월이다.
갑신은 정동방으로 申12월이 자리를 잡는 게 용담도수다.
益山은 익자삼우를 가리키는 것이니 당연히 후천의 인존문명이다.
舟山은 배 모양으로 생긴 산인데 지구를 배로 상징한 것이다.
선천에는 중앙에 5戊土가 들어가 물이 없었기에 배질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용담수류사해원이 되어 중앙에서 1, 6水가 흘러나와 온 천하가 물로 뒤덮이니 배질을 하게 된다.
萬聖里는 만인이 모두 거룩하게 되는 마을을 가리키니 이 역시 후천 용화세상을 상징한다.
鄭春心은 하도의 중심을 가리킨다.
鄭은 八酉가 大한 고을을 가리킨다.
八酉가 大하다는 말은 8방으로 후천의 정월을 酉가 물고 나온다는 의미다.
춘심은 봄의 중심인데 봄은 곧 하도를 가리킨다.
하도는 봄이요, 낙서는 여름이며, 용담을 가을이다.
정춘심의 집에서 사명당을 외우면서 산하대운을 돌리는 이유는 원시반본하는 게 천지공사이기 때문이다.
가을의 열매는 사실 봄에 뿌린 씨앗을 다시 보는 것이므로 가을은 봄의 원시반본이다.
춘심의 집 벽에 중 옷 한 벌을 걸쳤는데 벽은 서북방의 壁星을 가리킨다.
벽성은 정유, 정묘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유정월과 묘칠월로 금수대도술을 펼치는 걸 의미한다.
유는 선천의 辰으로, 묘는 戌로 자리를 옮기는 게 천지공사의 도수인데, 辰戌은 선천의 태세와 일진을 가리키는 것인데 같은 土라고 하여도 진술은 선천이요 축미는 후천이다.
따라서 중은 진술이요 옷 한 벌은 축미라고 볼 수 있다.
즉 무진, 무술 자리로 정유, 정묘가 들어갈 것을 상징하는 게 벽에 중 옷 한 벌을 걸어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사명당은 무얼 가리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