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가 일월이 아니면 빈 그림자요, 사람이 알지 않으면 빈 껍데기다. 日月無私治萬物 江山有道受百行은 ‘일월은 사사로이 만물을 다스리는 법이 없고 강산은 강산은 도가 있어 백행을 받아들인다는 말인데, 이 모든 것은 사람이 그 이치를 깨달아서 활용할 적에 비로소 그 가치가 드러난다.『서경』에 의하면 순임금께서 재위하시고 맨 처음 하신 사업이 선기옥형을 제작하시고 이를 바탕으로 하늘의 해와 달, 오행성을 관찰했다고 한다. <正月上日 受終于文祖 在璇璣玉衡 以濟七政>이라는 문구가 舜典에 등장한다. 본래 선기(璇璣)는 북두칠성 중에서 제1성에서 제4성까지를 가리키는 용어이고, 옥형(玉衡)은 제5성에서 제7성까지를 가리키는 용어다. 그러니까 선기옥형은 북두칠성처럼 우주의 기준을 잡아주는 천문관측기인 셈이다. 선기옥형도수는 이런 의도에서 나왔다. 申京洙의 집에 저울 갈굉이 도수를 정한 건 日月을 저울에 다는 것이요, 黃應鐘의 집에 추 도수를 본 것은 지구가 승강을 하면서 도수를 정하는 게 저울추와 같기 때문이며, 文公信의 집에 끈 도수를 정한 것은 천하를 살리는 생명의 줄은 공공연히 믿을 수 있는 글이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