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절
<하루는 개벽주께서 태인 새올에 계시면서 박공우를 보내어 경석을 부르시거늘 경석이 가 뵈이니 개벽주께서 돈을 주시며 돌아가서 쌀을 팔아 놓아라 하셨더니 경석이 그 돈을 사비로 써버린지라 그 뒤에 개벽주께서 오사 수부에게 물어 가라사대 ‘쌀을 많이 팔았느냐’ 수부가 대하여 가로대 ‘알지 못하나이다’ 게벽주 경석을 불러 물어 가라사대 ‘일전에 새올서 네게 돈을 주면서 쌀을 팔라하였더니 매씨에게 그 말을 고하지 아니하였느냐’ 경석이 대하여 가로대 ‘고하지 아니하였나이다’ 하거늘 이 뒤로는 개벽주께서 모든 일을 경석에게 부탁하지 아니하시고 바로 수부와 의논하여 조처하니라>
70절
<삼월에 구릿골에 이르사 형렬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태인에 가서 신경원과 최내경을 데리고 백암리 최창조의 집에 가서 일찍 준비하여 둔 옷 한 벌을 세 사람이 한 가지씩 나누어 입고 돝 한 마리를 잡아서 삶아 익힌 뒤에 오늘 저녁 인적이 그치기를 기다려서 그 집 정문 밖에 땅을 파고 그 앞에 청수 한 그릇과 화로를 놓고 깨끗한 그릇에 胡酒와 文魚와 돼지고기를 넣고 그 뒤에 豆腐(두부)로 덮어 그 구덩이 속에 넣고 다시 한 사람은 저육 전야를 들어 청수와 화로를 넘기고 한 사람은 다시 받아서 구덩이 속에 넣은 뒤에 흙으로 덮으라 하여 자세히 일러주고 빨리 돌아오라 형렬이 명을 받들고 태인에 가서 일일이 지휘한 뒤에 빨리 돌아와 집에 이르니 밤이 깊고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어 소나기가 쏟아지며 우레와 번개가 크게 일어나는지라 개벽주 물어 가라사대 이때쯤 일을 행하겠느냐 대하여 가로대 행할 때가 꼭 되었나이다 변산과 같은 큰 불덩이가 나타나 굴면 세계가 재가 될지라 그러므로 이제 그 불을 묻었노라>
해설
구릿골에 이른 건 9리화에 도달했다는 말이다. 김형렬에게 명을 내린 것은, 그가 기서재동하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泰仁은 서방의 금과 동방의 목이 한데 합한 大仁이다. 새로운 으뜸의 서울인 신경원과 최고의 공경함을 이어주는 최내경과 최고의 창조를 하는 최창조 3인은 후천의 천지인을 가리킨다. 돼지 한 마리를 삶아 익히게 한 것은, 술해지간을 진사지간 3양으로 돌리는 것이며, 인적이 그칠 적은 비밀스럽게 한다는 뜻이고, 백암리 최창조의 집 정문에 청수 한 그릇과 화로를 준비하게 한 것은, 백암리는 흰 바위가 있는 곳이니, 이는 곧 서방의 경신, 신유가 동방의 진사지간 巽卦로 들어가는 의식을 행함이다. 청수는 1, 6수를 가리키는데, 6중앙에서 7손풍으로 물이 흘러가게 하라는 말씀이다. 화로는 불덩이를 담은 그릇이니, 낙서의 3양 불덩이를 담고 있는 유정월 세수를 가리킨다. 胡酒와 文魚와 돼지고기를 넣고 그 뒤에 豆腐(두부)로 덮어 그 구덩이 속에 넣었다 하였는데, 胡酒는 古月 즉 낙서의 3음인 술해지간을 가리키고, 文魚도 역시 비늘이 없이 선천의 깊은 물 속에 잡복해 있던 술해지간을 가리킨다. 두부는 콩을 발효시킨 것이니, 巽(식물)에서 유정월 두부가 나오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흙으로 덮으라고 한 것은 용담은 2곤두가 서기 때문이다. 형렬이 이 모든 일을 지휘하고 나니 깊은 밤에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소나기가 내리며 우레와 번개가 쳤다. 깊은 밤은 술해지간 3음을 가리키며, 그곳으로 용담도의 5진뢰가 들어가야 하므로 우레와 번개가 쳤다. 변산과 같은 큰 불덩이가 굴면 세계가 재가 된다고 하였는데, 이때의 불은 낙서의 9리화를 가리키며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거대한 빛’을 가리킨다. 邊山은 인간의 자성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형상인 변두리에 우뚝 섰던 낙서의 8간산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