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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도술

영부, 精山 2010. 1. 28. 07:43

“가로로 써진 한 곳을 제하면 아홉 곳이 되는데 6 × 9 = 54로 용담수가 되는군요. 특별하게 가로로 ‘성부, 성자, 성신’을 쓴 이유는 선천 낙서의 수직적인 계급이 아니라, 후천에서는 삼위일체가 평등하게 이루어진다는 걸 강조하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현무경 상편에도 여섯 개의 문구가 있는데, 어디인지 한 번 찾아보세요.”

 

일행이 다시 찾아보았더니 이조장과 허무장 사이에 있는 ‘天文 陰陽 政事’와 적멸장의 ‘南無阿彌他佛’ 두 군데였다.

 

“상편에는 ‘天文 陰陽 政事’와 적멸장의 ‘南無阿彌他佛’의 두 군데가 여섯 개의 문구로 돼 있는데, 두 군데 모두 가로로 되어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그러니까 상, 하편을 통틀어 가로로 된 곳이 세 곳이고, 세로로 된 곳은 아홉 곳이 되는군요. 상편의 ‘천문음양정사’는 대학 右經 1장인 이조장과 나머지 10장을 평등하게 연결시킨다는 의미와 천문(天), 음양(地), 정사(人)을 평등하게 하나로 일원화 한다는 의미에서 모두 가로로 썼군요. 나무아미타불도 역시 마찬가지로 부처님이나 중생의 마음이 일원화하여 평등해진다는 의미에서 가로로 썼다고 볼 수 있겠군요. 여하튼 천지도술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뭐라고 해야 할까요?”

 

“…”

 

“그것은 현무경에 있는 그대로 원형이정의 천도를 인간이 지상에서 집행하는 걸 가리킵니다. 선천에서는 인간이 집행한 게 아니라, 천지부모님이 집행했습니다. 그래서 성부, 성자, 성신은 수평으로 평등한 게 아니라, 수직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엇습니다. 그렇게 되면 大仁大義가 절대적인 중용으로 자리를 잡고 사생판단을 하게 마련입니다. 그냥 仁義와 대인대의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냥 인의는 동방과 서방의 기본적인 성질을 가리킨다면, 대인대의는 그 둘이 서로 합하여 상극이 없어진 상태를 가리킵니다.”“그런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현산이 잘 맞추었네요. 덜렁거리기만 잘 하는 게 아니라 공부도 잘 하는군. 맞습니다. 그냥 인의는 金克木으로 상극하는 관계를 가리키고, 대인대의는 金極生木을 의미한다는 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알 걸로 믿습니다. 그러니까 현무경 맨 첫 장에 있는 ‘其瑞在東’을 의미한다고 보면 틀림이 없습니다. 천지도술이라고 하면 자칫 바람을 부르고 구름을 타고 다니는 등의 초능력을 행하는 것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그런 건 유치한 어린애들의 구미(口味)를 당기는 짓에 불과합니다. 지금까지 선천에서는 生에서 死로 기운이 흘렀으나, 후천에서는 死에서 生으로 흐르기 때문에 생사판단이 아니라, 사생판단이라고 기록한 것입니다. 1감수에서 9리화로 간 것은 十무극이 없었으니 열매가 없는 허상이기에 생사로 흐른 것이요, 용담은 十무극이 1태극을 포태하여 11귀체를 이루었으니 사생으로 판단을 하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될 적에 비로소 천하에는 무병세상이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