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매우 죄송하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그간 풀이한 내용을 시정해야 하게 생겨서 말입니다.
천부경은 '1이 시작하였는데, 시작한 1이 없다'고 한 것에 비해, 지부경은 '10으로 끝나지만 끝나는 10이 있다'고 하여 정반대의 상태를 가리키고 있지요.
이처럼 서로 상대적이면서 보완적인 관점이 있기에 '100자 지부경'은 '91자 천부경'과 불가분의 관계라고 하는 겁니다.
이에 비해 '36자 지부경'은 천부경과의 연관성이수박을 세 번 갈라보면 마침내 중심에 커다란 十字가 형성되는데, 이것이 바로 一의 종착점입니다.
즉 一이 시작하였으나 겉에서는 안 보이던 출발점이었지요.
그런데 그 十字를 자세히 살펴 보면 두 개의 선이 합한 게 아니라, 천극, 지극, 인극의 3극이 합한 세 개의 선의 집합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이것을 가리켜 '1석3극'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十字는 분명 두 개의 선이 합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면, 수박의 표면에 있는 十字들이 바로 그것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걸 찬찬히 들여다 보세요.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사실 저도 며칠 전에야 이런 사실을 알았거든요.
그토록 무수하게 수박을 갈랐으면서도 이제서야 그게 보이니 정녕 일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을 실감했지요.
정신을 집중해서 살펴 보세요.
天의 입장에서 보면 두 번 가를 적에 地를 만나 한 개의十字가 생기고, 세 번 가를 적에 人을 만나 두 개의 十字를 형성했지요? 즉 天이 만난 건 地와 人 두 개인데, 十字는 세 개가 생겼네요.
이것이 바로 '天二三'입니다.
이건 地의 입장에서도 똑 같습니다.
地가 天을 만난 건 두 번 가를 적인데, 그 때 한 개의 十字가 생기고, 세 번 가를 적에 人을 만나 두 개의 十字가 생겼으니 '地二三'이 됐군요.
이처럼 천지가 人을 만나 여섯 개의 十字를 형성하였는데, 이를 가리켜 '大三合六'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야만 天三(1, 2, 3)과 地三(4, 5, 6)이 되어 6에서 천지의 역할이 끝나서 하나님의 천지창조가 끝나는 셈이지요.
앞에서 풀이한 '대삼합육'과는 차이가 나지요?
죄송합니다. 혼란스럽게 해서.
그러나 애초부터 '천부경 문답풀이'란을 만들었을 적에 완숙한 열매가 아니었답니다.
지금 우리는 그 열매를 찾아서 가는 중이기에 어쩔 수 없는 시행착오를 거친다고 양해해 주세요.
결국 '대삼합육'은 천지가 人과 합하여 표면에 생긴 여섯 개의 十字를 가리킨 것인데, 이를 우리는 '육감(六感)'이라고 합니다.
6감을 넘으면 수박의 중심에 생긴 '大十字'가 나타나는데, 그것은 '7'부터 시작하므로 '大三合六'生七八九'라고 한 것입니다.
인간의 6감을 초월한 수박의 내면 十字는 천극, 지극, 인극의 3극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인데, 그건 틀이 없으므로 '무궤화삼'이라고 하였군요.
'일적십거'의 十은 사실 내면의 十字를 가리킨 것입니다.
이것이 표면의 十字와 내면의 十字가 다르다고 한 이유입니다.
표면의 十字는 천지와 어우러진 것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면, 즉 천지에 기준한 것이었지요.
그러나 내면의 十字는 인간의 자성을 기준으로 한다는 게 전혀 다릅니다.
다시 말하자면 표면의 十字는 두 개의 선(이를 음양이라 함)이 모여서 이루어지지만, 내면의 十字는 세 개의 선(삼재, 혹은 삼극)이 모여서 이루어졌으니 그 차원이 다릅니다.
이것은 인간이 정신을 차릴 적에 비로소 천지도 완성된다는 말입니다.
그걸 가리킨 것이 바로 '오칠일묘연'이지요. 이에 대해서는 다시 말씀드리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