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절
<하루는 ‘天地大八門 日月大御命 禽獸大道術 人間大積善 時乎時乎鬼神世界’라 서서 공우를 주사 신경수의 집 벽에 붙이라 하시며 가라사대 경수의 집에 壽命所를 정하노니 너희들은 모든 사람을 대할 때에 그 長處만 취하여 好意를 가질 것이요 혹 短處가 보일지라도 잘 용서하여 미워하는 마음을 두지 말라 하시니라 이 때에 공우는 신경수 집에 함께 사는 고로 공우를 시키심이러라 또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법이란 것은 서울로부터 비롯하여 만방에 펴 내리는 것이므로 서울 京자 이름 가진 사람의 기운을 써야 할지라 그러므로 京洙의 집에 수명소를 정하노라 하시고 인하여 경학의 집에 대학교를 정하시고 ‘多有曲岐橫易入 非無坦路正難尋’이라 써서 벽에 붙이라 하시고 京元의 집에 福祿所를 정하시니라>
해설
申京洙는 서방의 申金을 동방으로 이동하는 상징인데, 洙가 들어간 이름이므로 수명소(壽命所)라고 한 것이다. 京學의 學을 따서 대학교를 정하였으며, 京元은 후천 복록의 으뜸이므로 복록소를 정했다. 이처럼 후천의 모든 법방은 서울로부터 펼쳐 진다는 걸 암시하는데, 서울은 3음과 3양이 교류하여 번성해진 낙서의 진사지간이요, 용담의 酉戌지간이다.
天地大八門은 하늘의 건태이진, 땅의 손감간곤을 가리킨다. 日月大御命은 태양과 태음이 하늘의 명을 크게 받든다는 의미이고, 禽獸大道術은 후천의 정월을 날짐승인 酉가 물고 나오며, 7월의 머리는 들짐승인 卯가 물고 나온다는 말이다. 人間大積善은 선천에는 천지부모에게 의존만 하였으나 후천에는 부모님께 보은을 한다는 의미이고, 時乎時乎鬼神世界는 때를 맞추어 天理가 지극한 세계가 펼쳐진다는 말이니, 이는 곧 후천의 연월일시가 펼쳐진다는 뜻이다. 多有曲岐橫易入은 개벽의 도로 들어가는 길에는 여러 갈래로 갈라져 알아보기가 힘들것이므로 잘못 굽을 길로 들어가기 쉬울 것인데, 非無坦路正難尋은 탄탄대로가 없는 게 아니지만 바르게 찾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는 의미다. 원래 일심을 가진 자가 아니면 개벽의 이치를 발견한다는 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