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절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범의 성질이 너무 사나웁다 하므로 내가 그 성질을 알아보려고 일찍 손바래기 뒷산에서 호둔(虎遁)을 하여 보았더니 일체 인류가 개나 도야지와 같이 보이니 범을 그대로 두면 인간에 작해(作害)가 많겠으므로 종자만 남겨두고 없이 하여 버렸노라>
해설
실제로 우리 강토에서 그 많던 범은 이제 그 종자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사라졌다. 범은 선천낙서의 상징인 세수를 물고 나온 짐승이다. 손바래기 뒷산은 낙서에서는 4손풍이 있었고, 용담에서는 7손풍이 있는 곳이다. 낙서에서는 진사지간으로 태세가 나오고, 용담에서는 酉巽戌之間으로 유월세수가 나온다. 호둔은 호랑이로 둔갑한 상태를 가리키는데, 진사지간에서 바라보면 그 반대편이 서북방의 戌亥之間의 개나 돼지처럼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러므로 그 곳으로 후천의 유정월세수를 집어 넣는다는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