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절
<하루는 공사를 보시며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 ‘正心修身齊家治國平天下 爲天下者不顧家事 桀惡其時也 天道敎桀於惡 天道敎湯於善 桀之亡 湯之興 在伊尹’ ‘束手之地 葛公謀計 不能善事 瓦解之餘 韓信兵仙 亦無奈何’>
해설
正心修身齊家治國平天下 : 마음을 바르게 하고, 몸을 닦고, 집안을 세우고 나라를 다스리며 천하를 평정함이여
爲天下者不顧家事 : 천하를 위하는 자는 집안을 돌 볼 수 없느니라
桀惡其時也 湯善其時也 : 걸왕이 악한 것도 그 때요, 탕왕이 착한 것도 그 때요
天道敎桀於惡 天道敎湯於善 : 천도는 걸왕의 악으로 가르치고, 탕왕의 선으로 가르쳐
桀之亡 湯之興 在伊尹 : 걸이 망하고, 탕이 흥하는 것이 이윤에게 있었느니라
束手之地 葛公謀計 不能善事 : 손이 묶인 곳에서는 제갈공명의 모책과 계략으로도 능히 일을 잘 하지 못하고,
瓦解之餘 韓信兵仙 亦無奈何 : 와해된 끝은 한신의 신선같은 병법으로도 역시 어찌할 수 없느니라
천하의 일을 하는 자는 사사로이 집안일에 매달릴 수 없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정해져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하나라의 마지막 걸왕이 포악해진 것도 그 때가 그렇기 때문이요, 걸왕을 치고 은나라를 세운 탕왕도 역시 그 때가 그렇기 때문이다. 선과 악은 본래 없는 것이지만, 천도는 그 때에 걸왕과 탕왕을 내어 선과 악을 가르쳤다. 다만 그들은 그걸 몰랐지만 이윤은 그걸 알고 그대로 시행했다. 처음에 이윤도 신하가 왕을 치는 걸 반대하여 49년간 걸왕을 섬겼으나, 후일 그것이 그릇 됨을 알고 탕왕을 도와 걸왕을 쳐 멸망시켰다. 이처럼 천하사를 통달한 자에 의해 세상사는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