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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연기연

영부, 精山 2010. 7. 19. 07:41

“어떤가? 수덕문이나 앞에서 언급한 포덕문, 논학문 등은 별로 큰 차이점은 없지?

다만 수덕문에서는 수운 선생께서 어린 시절에 겪어야했던 가정사가 기록 돼 있고, 무엇보다도 ‘心信爲誠’으로 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있지 않나?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수운선생의 최초 제자인 용주선생에 의해 ‘봉명서’에 잘 나타나 있지만, 원체 난해한 글이기에 널리 소개되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까운 일일세.

봉명서는 별도로 취급해야 하니까 지금은 그냥 넘어가지만 틈틈이 눈 여겨보아야 할 걸세.

그건 마치 용담유사처럼 읽기 쉽고 기억하기 쉽게 가사체로 썼다는 점도 우리 조상들의 슬기라고 해야겠지.

여하튼 포덕문이나 논학문, 수덕문을 통해서 수운 선생은 우리에게 서학의 한계를 분명히 밝히면서 그 대안으로 주문과 영부의 필연성을 강조하였으며, 천지인이 합한 성경신을 지닐 것을 누차 가르치고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되네.

먼저 하늘이 후천을 맞이하여 그간 세상을 주관한 선천 물질문명의 서학 대신에, 조선에서부터 후천 합덕문명을 발아시키기 위하여 동학을 주었다는 걸 믿은 후에 성경신을 다하라고 가르쳤으며, 그 핵심이 바로 주문과 영부였던 걸세.

 

계속해서 수운 선생은 ‘불연기연‘이란 글을 통하여 왜 사람들은 천지부모님에 대하여 앎이 없는 것인지 묻고 있는데, 그 원문을 같이 살펴볼까?”

 

 

不然其然 (불연기연)

 

歌曰 而千古之萬物兮 各有成各有形 所見以論之則 其然而似然 所自以度之則 其遠而甚遠 是亦杳然之事 難測之言 我思我則 父母在玆 後思後則 子孫存彼 來世而比之則理無 異於我思我 去世而尋之則或難分於人爲人 噫 如斯之忖度兮 由其然而看之則 其然如其然 探不然而思之則 不然于不然 何者 太古兮 天皇氏 豈爲人 豈爲王 斯人之無根兮 胡不曰 不然也 世間 孰能無父母之人 考其先則 其然其然 又其然之故也  

然而爲世 作之君作之師 君者以法造之 師者以禮敎之 君無傳位之君而法綱何受 師無受訓之師而禮義安效 不知也不知也 生以知之而然耶 無爲化也而然耶 以知而言之 心在於 暗暗之中 以化而言之 理遠於茫茫之間 夫如是則 不知不然故 不曰不然 乃知其然故 乃恃其然者也 於是而揣其末 究其本則 物爲物理爲理之大業 幾遠矣哉 況又斯世之人兮 胡無知胡無知 數定之幾年兮 運自來而復之 古今之不變兮 豈謂運豈謂復 於萬物之不然兮 數之而明之 記之而鑑之 四時之有序兮 胡爲然胡爲然 山上之有水兮 其可然其可然 赤子之穉穉兮 不言知夫父母 胡無知胡無知 斯世人兮 胡無知 聖人之以生兮 河一淸千年 運自來而復 歟 水自知而變歟 耕牛之聞言兮 如有心如有知 以力之足爲兮 何以苦何以死 烏子之反哺 兮 彼亦知夫孝悌 玄鳥之知主兮 貧亦歸貧亦歸 是故 難必者不然 易斷者其然 比之於究其遠則 不然不然 又不然之事 付之於造物者則 其然其然 又其然之理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