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이와 같은 즉(夫如是則)
불연은 알지 못하므로 불연을 말하지 못하고( 不知不然故 不曰不然),
기연은 알 수 있으므로 이에 기연을 믿는 것이라(乃知其然故 乃恃其然者也).
이에 그 끝을 헤아리고(於是而揣其末)
그 근본을 캐어본즉(究其本則)
만물이 만물되고 이치가 이치 된 큰 일이 얼마나 먼 것이냐(物爲物理爲理之大業 幾遠矣哉). 하물며 또한 이 세상 사람이여(況又斯世之人兮),
어찌하여 앎이 없는고(胡無知胡無知),
어찌하여 앎이 없는고(胡無知胡無知).
수가 정해진지 몇 해인고(數定之幾年兮),
운이 스스로 와서 회복되도다(運自來而復之).
예와 이제가 변치 않음이여(古今之不變兮),
어찌 운이라 하며 어찌 회복이라 하는가(豈謂運豈謂復).
만물의 불연이여(於萬物之不然兮),
헤어서 밝히고 기록하여 밝히리라(數之而明之 記之而鑑之).
사시의 차례가 있음이여(四時之有序兮),
어찌하여 그리 되었으며 어찌하여 그리 되었는고(胡爲然胡爲然).
산 위에 물이 있음이여(山上之有水兮),
그것이 그럴 수 있으며 그것이 그럴 수 있는가(其可然其可然).
갓난아기의 어리고 어림이여(赤子之穉穉兮),
말은 못해도 부모를 아는데(不言知夫父母)
어찌하여 앎이 없는고. 어찌하여 앎이 없는고(胡無知胡無知).
이 세상 사람이여(斯世人兮),
어찌하여 앎이 없는고(胡無知). 성인의 나심이여(聖人之以生兮),
황하수가 천 년에 한 번씩 맑아진다니(河一淸千年)
운이 스스로 와서 회복되는 것인가, 물이 스스로 알고 변하는 것인가(運自來而復歟水自知而變歟).
밭가는 소가 사람의 말을 들음이여(耕牛之聞言兮),
마음이 있는듯하며 앎이 있는 듯하도다(如有心如有知).
힘으로써 족히 할 수 있음이여(以力之足爲兮),
왜 고생을 하며 왜 죽는가(何以苦何以死).
까마귀 새끼가 도로 먹임이여(烏子之反哺兮),
저것도 또한 효도와 공경을 알고(彼亦知夫孝悌),
제비가 주인을 앎이여(玄鳥之知主兮),
가난해도 또 돌아오고 가난해도 또 돌아오도다(貧亦歸貧亦歸).
이러므로 기필코 어려운 것은 불연이요(是故 難必者不然),
판단하기 쉬운 것은 기연이라(易斷者其然).
먼데를 캐어 견주어 생각하면(比之於究其遠則)
그렇지 않고 그렇지 않고 또 그렇지 않은 일이요(不然不然 又不然之事),
조물자에 부쳐 보면 그렇고 그렇고 또 그러한 이치인저(付之於造物者則 其然其然 又其然之理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