亠 머리 두
亠는 위에 丨(곤)이 있고, 밑에 一(일)이 있는 형국이므로 ‘세우고 가른다’는 뜻이다. 옥편에는 ‘뜻 없는 토 두’라고 하였으나, ‘머리‘라는 뜻도 있다. 즉 머리에서 세우고, 가른다는 의미이니 이 역시 ’깨달음‘을 가리킨다.
亠를 부수로 하는 대표적인 문자로는 亡(망), 亢(항), 交(교) 등이 있다. 亡은 亠와 ㄴ(숨을 은)이 합하였으니, 머리가 가려진 형국이다. 머리가 가려지면 어두워서 아무 것도 안 보이므로 ‘망할 망, 죽일 망’이라고 한다. 거기에 女가 붙어서 妄자가 되면 ‘거짓 망, 허망할 망, 망령 될 망’이라고 하는데, 女는 ‘계집’ 즉 ‘겨집’으로써 허망한 물질이 모인 상태이기에 나온 말이다.
亢은 ‘목 항, 오를 항, 높을 항’이라는 뜻이 있는데, 亠와 几(안석 궤, 책상 궤)가 합한 글자다. 几는 제사 지낼 적에 쓰는 상이다. 그것은 매우 거룩한 것인데, 그 위에 올라간 상태이니 얼마나 높아진 걸 가리킬 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기에 주역의 乾卦(건괘)에서는 이를 가리켜 亢龍(항룡)이라고 하여 반드시 유회(有悔 뉘우침이 있다는 뜻)할 것이라고 하였다. 亢은 抗이 되어 抵抗(저항), 抗拒(항거) 등으로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