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십년(十年)을 공부(工夫)해서 도성입덕(道成立德) 되게 되면
속성(速成)이라 하지마는 무극(無極)한 이 내 도(道)는
삼년불성(三年不成) 되게 되면 그 아니 헛말인가
급급(急急)한 제군(諸君)들은 인사(人事)는 아니 닦고
천명(天命)을 바라오니 졸부귀(猝富貴) 불상(不祥)이라
만고유전(萬古遺傳) 아닐런가 수인사(修人事) 대천명(待天命)은
자세(仔細)히도 알지마는 어찌 그리 급급(急急)한고
인지재질(人之才質) 가려내어 상중하재(上中下才) 있지마는
양협(量陜)한 이내소견(所見) 활달(豁達)한 현인군자(賢人君子)
세상을 탄식(歎息)해서 심망의촉(心忙意促) 하는 빛을
의심(疑心)없이 나타내니 입도(入道)한 그 가운데
몰몰(沒沒)한 지각자(知覺者)는 말로 듣고 입도(入道)해서
입을 배워 주문(呪文)일러 도성입덕(道成立德) 무엇인지
나도 득도(得道) 너도 득도 효박(淆薄)한 이 세상에
불사(不似)한 저 사람은 어찌 저리 불사한고
어질다 모든 벗은 자세(仔細)보고 안심(安心)하소
위가 미덥지 못하면 아래가 의심(疑心)하며
위가 공경(恭敬)치 못하면 아래가 거만(倨慢)하니
이런 일을 본다 해도 책재원수(責在元帥) 아닐런가
* 삼년불성(三年不成) 되게 되면 : 3년 내에 이루지 못하면
* 졸부귀(猝富貴) 불상(不祥)이라 : 급하게 된 부자는 상서롭지 못하다.
* 수인사(修人事) 대천명(待天命) : 사람이 할 일을 다 한 후에 천명을 기다림
* 인지재질(人之才質) : 사람이 타고난 재능과 기질
* 심망의촉(心忙意促) : 마음을 조급하게 하며 뜻을 재촉함
* 몰몰(沒沒)한 : 조급함에 빠짐
* 불사(不似)한 : 비슷하지 않음, 즉 영 딴 판임.
* 책재원수(責在元帥) : 책임이 원수에게 있음, 즉 선생에게 있다는 말
(풀이)
10년 만에 도통을 해도 세상에서는 속성이라고 하건만, 우리 무극대도는 겨우 3년도 못 됐건만 너무 조급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씀이다. 그것은 그만큼 당시의 사회가 살기 힘들어서 한시라도 빨리 궁을촌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심정이 급박하였다는 증거다. 그것이 나중에 동학혁명으로 확산되는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늘에서 큰 복이 내리기를 바라고, 행여 좋지 않은 일이라도 생기면 조상이나 하늘을 원망한다. 하지만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처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 한다면 굳이 복을 바라거나 대가를 바랄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마땅히 가야 할 길을 간 것뿐이니까. 우주와 하나가 된 경지에서는 사실 아무 것도 바랄 게 없다. 바라는 게 많을수록 사실 그 마음은 허망한 상태라는 걸 입증한다. 도를 전하는 선생은 마땅히 텅 빈 하늘처럼 如一한 천도를 일러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