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급금(自古及今) 촌탁(忖度)하니 요순성세(堯舜聖世) 그때라도
일천지하(一天之下) 많은 사람 사람마다 요순(堯舜)일세
윤회(輪廻)같이 둘린 운수(運數) 수원수구(誰怨誰咎) 아닐런가
아무리 이세상도 현인군자(賢人君子) 있지마는
진토중(塵土中)에 묻힌 옥석(玉石) 뉘라서 분간(分揀)하며
안빈낙도(安貧樂道) 하지마는 뉘라서 지도(指導)할꼬
시운(時運)을 의논(議論)해도 일성일쇠(一盛一衰) 아닐런가
쇠운(衰運)이 지극(至極)하면 성운(盛運)이 오지마는
현숙(賢淑)한 모든 군자(君子) 동귀일체(同歸一體) 하였던가
어렵도다 어렵도다 만나기도 어렵도다
방방곡곡(方方谷谷) 찾아들어 만나기만 만날진댄
흉중(胸中)에 품은 회포(懷抱) 다른 할 말 바이없고
수문수답(隨問隨答) 하온 후에 당당정리(堂堂正理) 밝혀내어
일세상(一世上) 저 인물(人物)이 도탄 중(塗炭中) 아닐런가
함지사지(陷之死地) 출생(出生)들아 보국안민(輔國安民) 어찌할꼬
* 자고급금(自古及今) : 예로부터 지금까지
* 촌탁(忖度)하니 : 남의 마음을 미루어서 헤아리니
* 요순성세(堯舜聖世) : 요임금과 순임금이 다스리던 거룩한 세상
* 수원수구(誰怨誰咎) : 누가 원수이고, 누구의 허물인가?
* 일성일쇠(一盛一衰) : 한 번 왕성하고, 한 번 쇠약함
* 동귀일체(同歸一體) : 사람이 '한울님'의 큰 정신(精神)에 하나로 합치면 '내 마음이 곧 네 마음이라'는 지경(地境)에 이르게 되어 세상(世上)의 모든 악(惡)한 다툼과 분열(分裂)이 없어지고 한결 같은 정신(精神)으로 통일(統一)되어 한 신체(身體)가 한 생명(生命)에 결합(結合)되는 현상(現象)
* 수문수답(隨問隨答) : 묻는 대로 거침없이 대답함.
* 당당정리(堂堂正理) : 당당하게 이치를 밝힘
* 도탄 중(塗炭中) : 진구렁에 빠지고 숯불에 탄다는 뜻으로, 몹시 곤궁하여 고통스러운 지경을 이르는 말
* 함지사지(陷之死地) : 함정에 빠져 죽게 함
* 보국안민(輔國安民) : 나랏일을 돕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을 의미한다
(풀이)
세상을 살면서 원수 질 일도 없고, 원망할 필요도 없다. 한 번 성하고 한 번 쇠하는 것은 음양이 동정하는 일과 같다. 그중에서 현명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진흙 중에서 보석을 찾는 것처럼 어렵다. 현숙한 모든 군자들이 하나 같이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분들을 만나기만 하면 가슴에 품은 회포를 털어놓고 보국안민하는 계책을 논의하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