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권학가 4

영부, 精山 2010. 11. 26. 08:01

대저인간(大抵人間) 초목군생(草木群生) 사생재천(死生在天) 아닐런가

불시풍우(不時風雨) 원망(怨望)해도 임사호천(臨死號天) 아닐런가

삼황오제(三皇五帝) 성현(聖賢)들도 경천순천(敬天順天) 아닐런가

효박(淆薄)한 이 세상에 불고천명(不顧天命) 하단말가

장평갱졸(長平坑卒) 많은 사람 한울님을 우러러서

조화중(造化中)에 생겼으니 은덕(恩德)은 고사(姑捨)하고

근본(根本)조차 잊을소냐 가련(可憐)한 세상사람

각자위심(各自爲心) 하단 말가 경천순천(敬天順天) 하였어라

효박(淆薄)한 이 세상에 불망기본(不忘其本) 하였어라

 

임금에게 공경(恭敬)하면 충신열사(忠臣烈士) 아닐런가

부모(父母)님께 공경하면 효자효부(孝子孝婦) 아닐런가

슬프다 세상사람 자세보고 공경하소

나도또한 출세(出世)후에 조실부모(早失父母) 아닐런가

정성 공경 없었으니 득죄부모(得罪父母) 아닐런가

나도 또한 충렬손(忠烈孫)이 초야(草野)에 자라나서

군신유의(君臣有義) 몰랐으니 득죄군왕(得罪君王) 아닐런가

허송세월(虛送歲月) 지내나니 거연 사십(遽然四十) 되었더라

사십 평생(四十平生) 이뿐인가 무가내(無可奈)라 할 길 없네

 

* 초목군생(草木群生) : 생명 있는 모든 것들.

* 사생재천(死生在天) : 죽고 사는 게 하늘에 있음

* 불시풍우(不時風雨) : 아무 때나 바람이 불고 비가 옴

* 임사호천(臨死號天) : 죽을 적에 하늘을 부름

* 불고천명(不顧天命) : 천명을 돌아보지 않음

* 장평갱졸(長平坑卒) : 장평 땅에 군사를 묻음

* 각자위심(各自爲心) : 각자가 자신만을 위하는 마음

* 불망기본(不忘其本) : 근본을 잊지 않음

* 조실부모(早失父母) :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심

* 득죄부모(得罪父母) : 부모님께 죄를 지음

* 충렬손(忠烈孫) : 충신과 열사의 자손

* 거연 사십(遽然四十) : 어느 덧 40이 되었구나

 

(풀이)

사람들이 죽고 사는 건 하늘에 달린 것이다. 대개 죽을 적에는 하늘을 찾게 마련이다. 3황5제께서도 하늘의 순리에 순응했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자신 만을 위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으니 장평갱졸과 같다. 사람은 마땅히 자신의 근본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평갱졸

 

중국 전국시대때 진나라와 조나라가 싸우다가 조나라의 장수 조괄이 패하니 진나라 장수 백기가 조나라의 포로 40만 명을 조나라 땅인 장평 땅에 묻어 죽였다는 고사를 인용하신 말씀이다. 장평 땅에서 많은 사람들을 죽인 것도 그 근본을 잊었기 때문이니 각자위심을 버리고 경천순천을 하여 근본을 잘 지키라고 말씀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