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덕 가 (道德歌)
천지음양(天地陰陽) 시판 후(始判後)에 백천만물(百千萬物) 화(化)해나서
지우자(至愚者) 금수(禽獸)요 최령자(最靈者) 사람이라
전(傳)해 오는 세상 말이 천의인심(天意人心) 같다하고
대정수(大定數) 주역괘(周易卦)에 난측자(難測者) 귀신(鬼神)이오
대학(大學)에 이른 도(道)는 명명기덕(明明其德) 하여내어
지어지선(止於至善) 아닐런가 중용(中庸)에 이른 말은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이오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요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라하여 성경이자(誠敬二字) 밝혀두고
아동방(我東方) 현인달사(賢人達士) 도덕군자(道德君子) 이름 하나
무지(無知)한 세상 사람 아는바 천지(天地)라도
경외지심(敬畏之心) 없었으니 아는 것이 무엇이며
천상(天上)에 상제(上帝)님이 옥경대(玉京臺) 계시다고
보는 듯이 말을 하니 음양이치(陰陽理致) 고사(姑捨)하고
허무지설(虛無之說) 아닐런가 한(漢)나라 무고사(巫蠱事)가
아동방(我東方) 전(傳)해 와서 집집이 위(爲)한 것이
명색(名色)마다 귀신(鬼神)일세 이런 지각(知覺) 구경하소
천지역시(天地亦是) 귀신(鬼神)이오 귀신 역시(鬼神亦是) 음양(陰陽)인줄
이같이 몰랐으니 경전(經傳)살펴 무엇하며
도(道)와 덕(德)을 몰랐으니 현인군자(賢人君子) 어찌알리
* 시판 후(始判後)에 : 처음으로 나누어진 후에
* 지우자(至愚者) : 지극히 어리석은 자
* 최령자(最靈者) : 가장 뛰어난 영장
* 난측자(難測者) : 헤아리기 어려운 자
* 지어지선(止於至善) : 지극한 선에 도달함
*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 천명을 가리켜 성(性)이라 함
*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 : 성을 다스림을 가리켜 도라 함
*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 : 도를 닦는 것을 가리켜 교라 함
* 무고사(巫蠱事) : 무당들이 저지르는 벌레 같은 일
(풀이)
천지에 음양이 최초로 생긴 후에 온갖 만물이 생겨났으나 오직 인간이 최고의 영장이다. 비록 짐승들은 먹고 사는 걱정도 없으니, 부를 축적하기 위한 노력이나 근심도 필요 없다고 하지만 그들을 최고의 영장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인간은 마땅히 지극한 선을 추구하여 덕을 밝게 드러내야 한다. 천명에 순응하고 성품을 잘 다스리며 좋은 가르침을 받아서 하늘의 은혜와 사람의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직 성, 경 두 자를 가슴에 새기고 천지를 경외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나라에서 들어 온 무당의 풍속들이 귀신들을 만들어냈으나 천지도 역시 귀신이요, 음양이 귀신인줄을 왜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