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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가 3

영부, 精山 2010. 12. 3. 07:49

아서라 너희 사람 보자 하니 욕(辱)이되고

말하자니 번거(煩擧)하되 나도 또한 이 세상에

양의사상(兩儀四象) 품기(稟氣)해서 신체발부(身體髮膚) 받아 내어

근보가성(僅保家聲) 사십 평생(四十平生) 포의한사(布衣寒士) 뿐이라도

천리(天理)야 모를소냐 사람의 수족동정(手足動靜)

이는 역시(亦是) 귀신(鬼神)이오 선악 간(善惡間) 마음 용사(用事)

이는 역시(亦是) 기운(氣運)이오 말하고 웃는 것은

이는 역시(亦是) 조화(造化)로세 그러나 한울님은

지공무사(至公無私) 하신 마음 불택 선악(不擇善惡) 하시나니

효박(淆薄)한 이 세상(世上)을 동귀일체(同歸一體) 하단 말가

 

* 번거(煩擧)하되 : 괴로워할 번, 답답할 번, 들 거. 답답하고 귀찮을 정도로 많음

* 양의사상(兩儀四象) : 음의, 양의 즉 음양과 태양, 태음, 소양, 소음

* 품기(稟氣)해서 : 하늘로부터 기를 받음

* 신체발부(身體髮膚) : 몸과 털과 살갗

* 근보가성(僅保家聲) : 겨우 집안을 지킴

* 포의한사(布衣寒士) : 베옷을 입고 지내는 추운 선비, 즉 가난한 선비

* 지공무사(至公無私) : 지극히 공적이며 개인적인 것이 없음

* 불택 선악(不擇善惡) : 선악을 가리지 않음

* 효박(淆薄)한 : 뒤섞여 어지러움

 

(풀이)

도덕이 땅에 떨어진 세상 사람들을 보자 하니 욕이 되고, 일일이 말하자니 너무 번거롭다. 아무리 내가 가난뱅이 선비라고 하여도 천리를 모르겠는가? 사람이 손과 발로 움직이는 것은 천지의 지극한 기운인 귀신이 하는 것이며, 선악을 행하는 것도 역시 기운이 응하는 것이며, 말하고 웃는 것도 한울님의 조화다. 인간들은 제멋대로 선악을 판단하여 분별심을 일으키지만 본래 한울님은 선악을 가리지 않는다. 악인이건 선인이건 공평하게 비를 내려주며, 바람을 불게 한다. 그런데도 세상은 여러 가지 경계를 그어놓고, 선악을 판단하여 서로 질투하고 심지어 전쟁으로 살육을 자행하고 있으니 어찌 세상이 하나로 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