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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종류 4

영부, 精山 2010. 12. 16. 06:51

 

그렇다면 酉를 왜 봄과 동방에 해당하는 ‘신 맛’에 붙였을까? 당연히 서방의 맛인 ‘매운 맛(辛味)’라고 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사람들은 ‘봄은 여성, 특히 어머니의 계절’이라고 한다. 가을은 ‘남성의 계절’이라고 한다. 그렇다. 봄은 여성의 계절이다. 왜냐하면 봄은 생명을 품고 키우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닭도 정성스럽게 알을 품는다. 어두운 겨울에 비하면 분명 봄은 ‘양의 계절’이다. 하지만 양에도 태양이 있고, 소양이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 여름은 양중의 양, 즉 태양의 계절이요, 봄은 양중의 음이므로 少陰(소음)이라고 한다. 음은 福祿(복록)을 상징한다. 달걀은 복록의 상징이다. 복록은 풍요함을 가리키는데, 그 맛이 바로 ‘신 맛’이다. 신 맛은 산수신산(酸收辛散 : 신맛은 거두고, 매운 맛은 흩어버림)이라고 하는 것처럼, 영양분을 거두는 작용을 한다. 사실, 신 맛은 봄에 뜨는 태양의 온기와 시원한 봄바람이 합작하여 만들어낸 맛이다. 봄을 하루로 친다면 이른 아침에 해당하는데, 인생으로 친다면 유, 소년기에 해당한다. 봄의 맛이 바로 그렇다. 그것을 가리켜 ‘신 맛’이라고 보면 아주 적절한 표현이다.

 

겨울의 맛인 ‘짠맛’과 더불어 봄의 신맛은 사람을 살찌게 하는 공통점이 있으나, 겨울은 속으로 많이 쌓이게 하는 반면, 봄은 그것을 충분하게 공급하는 게 다르다. 짠맛은 사람을 긴장하게 하고, 위축하게 하지만, 신맛은 활력을 불어넣는다. 입맛이 없을 경우나, 임산부는 ’신맛‘을 내는 음식을 먹으면 아주 좋은 효과를 보게 되는데, 그것은 봄에 뭇 생명체들은 영양분을 많이 확보해야 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인생이란 것은 결국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따르는 것인데, 이를 가리켜 ’順天(순천)자는 興(흥)한다’고 하였다. 여하튼, 봄에는 어린 새싹들을 무럭무럭 자라게 하기 위해서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해야 하는 것처럼, 봄의 신맛은 인체에 많은 영양분을 공급한다. 그러기 때문에 산수유나 매실 같이 신 맛이 많은 식품은 ‘살찐 사람에게는 毒藥(독약)’이다. 반대로 살이 마른 사람에게는 聖藥(성약)’이다. 요즘, **식품 사장이 ‘산수유가 남자에게 정말로 좋은데 말로 할 수는 없고’라는 광고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저 하나의 商術(상술)일 따름이다.

 

봄을 가리키는 春(춘)은 본래 艹(초)밑에 屯(진 칠 둔)이 있고 다시 그 밑에 日을 품고 있는 글자였다. 그것은 풀이 볕을 받아 비로소 싹을 돋게 하려고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을 가리킨다. 그 후, 艹를 생략하고 屯자 밑에 日을 붙여 ‘춘’이라고 하다가 나중에 지금과 같은 春으로 변했다. 春은 또한 천지인 三과 人(혹은 八)이 日을 품은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 3, 8木이 봄의 속성이라는 걸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것은 숫자를 언급할 적에 詳述(상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