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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종류 10

영부, 精山 2010. 12. 24. 07:35

마지막으로 겨울에 관한 색과 맛을 알아보는 순서다. 겨울은 추운 계절이다. 추우면 밖으로 나다니지 않고 안으로 숨으려고 한다. 그러기 때문에 지상에는 몇몇 식물이나 동물을 제외하고는 거의가 그 형상을 감춘다. 겨울을 가리켜 죽음의 계절이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한 표현이다.

겨울이라는 말도 ‘겹다’에서 온 것인데, ‘겹다’는 것은 ‘겹치다’와 같이 켜켜이 쌓아두는 걸 가리킨다. 겨울을 이해하려면 여름과 비교하는 게 제일 빠르다. 만물에는 반드시 음양이 있어 서로 비교하기 좋게 되어 있다.

홀수보다 짝수의 성격이 더 완고하면서 형식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 까닭은 이처럼 짝이 있기 때문이다. 홀수는 짝이 없는 대신, 4통8달하려고 한다. 짝수는 자신의 짝 이외에는 별로 뜻이 없지만, 홀수는 될 수 있으면 여러 방면과 통해야 하므로 짝수에 비해서 바람기가 많은 것은 이런 데에 기인한다.

자신의 인생의 기본수가 홀수인 사람은 대체적으로 바람기가 있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데 헌신적이다. 인생의 기본수가 짝수인 사람은 상당히 안정적이며 가정을 중시하는 대신, 융통성이 홀수에 비해 적은 단점이 있다. 어느 것이 더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짝수라고 하여 홀수의 기질이 없다고 보아서는 곤란하며, 홀수라고 하여 짝수의 성질이 없다고 보아서도 안 된다. 사람에게는 홀, 짝의 성질이 다 있게 마련인데, 다만 어느 경우에 그런 걸 잘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여름은 모든 기운을 다 써버리지만, 겨울은 반대로 저축을 한다. 땅 밖 보다는 안이 더 따습기 때문에 생물은 당연히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 인생의 계절이 만약 겨울로 접어드는 사람이라면 내면의 실력이나 기운을 비축하는 게 현명하다. 여름으로 인생의 계절이 접어든다면 대외적인 활동을 활발히 하여야 한다.

이런 것을 연구하는 학문을 사주명리학이라고 하는데, 사실 과학 중의 과학인데도 불구하고 미신처럼 취급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여기서 그런 학문을 소개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다만, 계절의 변화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진정한 진리를 깨달을 수밖에 없다는 걸 말하려고 할 따름이다.

여름과는 정반대로 겨울에는 기운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될 수 있으면 다가 올 봄의 소생을 위해 아끼고 아끼려고 한다. 사주에 水가 과잉한 사람은 대개의 경우 ‘구두쇠’라고 보면 된다. 구두쇠를 부정적인 면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규모 있게 살림을 ‘짜내는 일’이다.

생물체는 대개 겨울에 살이 찌는 법인데, 그것은 겨울의 성질 자체가 밖으로 힘을 소비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겨울에 나는 식물이나 동물들은 ‘기름기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것을 들라고 하면 冬柏(동백)이다. 겨울잠을 자는 짐승들은 영양분을 오랫동안 갈무리하기 위해서 될 수 있으면 많은 기름기를 보유하려고 한다.

 

기름기는 ‘쥐어짜서 나오는 것’이다. 깨를 쥐어짜고, 참치를 쥐어짜서 나오는 것이 기름이다. 쥐어짠다는 것은 곧 ‘죽음’을 가리킨다. 그래서 겨울은 ‘죽음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이처럼 한 겨울에는 생명의 엑기스를 한 방울이라도 더 쥐어짜서 기름으로 만들어야 하므로 그 맛은 ‘짠맛’으로 나타난다.

짠맛의 대표는 뭐니 뭐니 해도 소금이다. 소금은 음식물이 상하거나 변질되기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소금은 弛緩(이완)이나 懶怠(나태)한 걸 고치는 데는 제격이다. 그러므로 소금이 제일 필요로 하는 계절은 여름이다.

용기가 필요할 때면 봄의 신맛을, 의기가 필요할 때면 가을의 매운맛을, 무례한 자에게는 여름의 쓴맛을, 겁 없이 방탕한 자에게는 겨울의 짠맛을 먹게 하라. 음식물이나 색깔로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은 예로부터 있었다. 빛이나 색깔로 질병을 치료하는 일은 앞으로 흔한 일이 될 것이다. 아직은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으나 소리로 질병을 고치는 의학이 머지않아 나올 것이다. 음성에 대한 것은 따로 언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