庚은 10天干(천간) 중의 하나다. 10 천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인데 보통 甲乙을 동방, 丙丁을 남방, 戊己를 중앙, 庚辛을 서방, 壬癸를 북방이라 한다. 이처럼 천간은 5방을 가리키는 상징인데, 각 방위에는 음양이 있기 때문에 5 × 2 = 10이 되어 10천간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그중에서 2010 경인년과 2011 신묘년은 서방의 기운이 서린 해를 가리킨다. 서방의 기운도 음양이 있는데, 庚은 陽年(양년)이요, 辛은 陰年(음년)이다. 그러므로 금년 신묘년은 서방에 있는 음의 기운이 주관한다는 걸 알 수 있다.
庚을 方夫, 즉 ‘방위를 다루는 존재’라고 하였으며, 유독 庚이 들어가는 해에는 시련이 컸다고 하였는데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우선 庚의 글자를 살펴보면 方속에 夫가 들어간 모습이다. 그리고 夫는 天을 위로 뚫고 올라간 모습이다. 天은 日과 같으므로 夫는 ‘貫日하였다’고 본다. 이처럼 ‘庚은 方夫貫日’한 상태를 가리킨다. 이는 곧 ‘庚이 오는 해는 천지의 방향이 새로운 곳으로 급하게 모나다‘는 뜻이다.
’모 나다‘는 말은 못자리에서 논에 ’모를 내다‘는 것과 동일하다. 모를 내려면 그전에 있던 모판에서 새로운 곳으로 옮겨야 한다. 따라서 우리민족은 庚이 들어오는 해에는 모내기를 했던 셈이다. 그런 현상은 우리나라에서 항상 먼저 일어나고, 그 후에 전 세계로 확산되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와 민족은 전 세계의 모판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의 허리를 갈라놓은 3.8선은 인류를 공산과 자본이라는 허수아비의 망령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는 능력이 오직 우리에게 있기 때문에 신명계와 인류가 우리에게 지워 준 業障(업장)이다.
庚辛은 가을의 기운을 가리킨다. 21세기는 과거의 여름에 밖으로 나돌았던 인간의 심성을 안으로 돌려놓는 가을의 문명이다. 밖으로 나돌면 내면의 세계와는 거리가 멀게 마련이어서 화려한 물질문명의 유혹으로 빠지게 마련이다. 가을은 차분한 사색의 계절이요, 영혼과 정신의 열매를 맺는 시기다.
그래서 庚辛은 열매요 오행으로는 金이라 하며, 색으로는 白色이라 하고, 계절로는 가을이라 하였다. 그중에서도 庚은 양이므로 외적인 변화를 이루고, 辛은 음이므로 내적인 변화를 이룬다. 2010 경인년에는 연평도 도발로 인해 외적인 변화, 즉 무력에 의한 戰雲(전운)이 감돌았지만, 2011 신묘년에는 내적인 변화가 극심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