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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해 3 - 왜 12띠일까?

영부, 精山 2011. 1. 17. 06:58

신묘년의 辛(매울 신)은 본래 ‘죄인의 얼굴에 刺字(자자 : 글자를 새겨 넣음)할 적에 쓰던 칼의 모양을 본 뜬 글자’였다. 이처럼 ‘무서운’ 것이었기에 ‘맵다, 고생하다, 허물’ 등의 뜻으로 쓴다. 辛苦(신고 : 맵고 씀, 고되고 괴로움), 辛味(신미 : 매운 맛), 辛辣(신랄 : 비평, 분선 따위가 매우 날카롭고 예리함) 등에서 보는 것처럼 辛이 들어가면 일단 ‘매섭다’는 걸 알 수 있다.

 

앞에서 ‘경을 치다’고 하는 말과 辛은 똑같이 刺字(자자)한다는 뜻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으니, 둘 다 오행 상의 金을 가리킨다는 걸 알 수 있다. 더욱이 금년은 지지가 나무를 가리키는 卯이니 하늘 천간이 날카로운 칼로 땅의 지지인 나무를 다듬는 형국이므로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매서운 司正(사정)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것은 그만큼 부정과 부패의 사슬고리가 세상에 뻥뻥 터진다는 말이다. 辛은 金이요, 靑瓦臺(청와대)는 木이니 올 한해 청와대에 계신 높은 분들은 각별한 操心(조심)을 하지 않을 수 없으렸다.

 

여기서 잠깐 12지지에 대해서 언급하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 12地支(지지)는 흔히 ‘열 두 띠’라고 부른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띠는 12가 되어야 했을까? 우선 ‘띠’라는 말을 살펴보면 ‘허리띠’, 머리띠‘ 등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무언가 여러 개를 흩어지지 않게 잘 묶어놓는 도구를 가리킨다. 즉, 12띠는 1년이라는 시간을 잘 묶어놓는 단위다. 허리띠가 없으면 바지가 흘러내리고, 머리띠가 없으면 머리가 散髮(산발)이 되어 보기 싫은 것처럼, 12띠가 없으면 1년, 아니 그보다 더 큰 인생과 역사가 정리가 안 된다. 그러므로 12띠는 인류가 고안해 낸 지혜의 산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12띠를 잘 이해한다는 것은 그만큼 인생과 역사를 보는 눈이 銳利(예리)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12라는 숫자가 필요했을까? 그것은 천부경에 이른 것처럼 ‘三과 四’로 움직이는 것이 사물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3은 우주를 이루고 있는 3대 주체(이를 3대축이라고 함 - 천축, 지축, 인축)를 상징하는데, 보통 ‘三才’라고 한다. 3은 홀수이니 가만히 고정 된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존재임을 알 수 있으니 ‘3재’를 가리켜 ‘三神’이라고 하는 것은 이런 데에 起因(기인)한다.

 

4는 짝수이니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 붙박이로 고정된 상태를 가리킨다. 그것은 4방과 4계절이라는 시공으로 나타난다. 쉽게 말하면 3신이 4방에서 변화(움직임)하면 3 × 4 = 12가 나온다. 12달은 3신이 춘하추동이라는 4시를 움직인 상태요, 12시간은 3신이 새벽, 낮, 저녁, 밤을 돌아다닌 흔적이다. 이처럼 3신이 4방이나 4시라는 시공 속에서 움직인 상태를 가리키는 상징이 바로 12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