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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술주

영부, 精山 2011. 1. 20. 12:28

9. 병중(甁中)에 유선주(有仙酒)를 외표(外表)보고 웃지말고 심성령대일호중(心性靈坮一壺中)에 삼술주(三術主)가 있지마는 술주령기 선불유(術主靈氣仙佛儒)를 하락령부(河洛靈符)못 깨치면 선후중천(先後中天)모를 거요 삼도대천(三道大天)못 깨치면 천인지인인인(天人地人人人)께서 심성영대 좌정(心性靈坮坐定)하사 말을 하고 글을 주니 인이언지(人以言之) 그 아니며 언지기중 왈가왈부(言之其中曰可曰否) 다른 이치 아니로다.

 

(풀이)

병속에 있는 유선주를 겉모습만 보고 비웃지 말라. 병은 심성을 가리킨다. 속에 있는 심성은 육적인 눈으로는 볼 수 없으니, 세상에서는 ‘그깟 게 뭐냐?’는 식으로 비웃게 마련이다. 하지만 비록 겉모습은 초라할지 몰라도 그 속에는 삼술주(三術主)가 있다.

삼술은 心術을 부려서 나타나는 仙術(仙道術), 佛術(佛道術), 儒術(儒道術)을 가리킨다. 심술을 부린다는 말은 보통 ‘못 된 면’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본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心道를 펼치는 게 심술이다. 마음은 3신이 거하는 곳이요, 3신의 언행이 심술이다.

 

비록 3도를 깨치지 못하였어도 지극한 誠敬信이 있으면 심성 영대에 좌정하신 삼술주가 때로는 말로, 때로는 글로 깨달음을 열어준다. 많은 종교인들은 툭하면 ‘계시를 받았다’고 하면서 꿈이나, 환청, 환시 등을 얘기한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거의 허상에 지나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심성영대에 삼술주가 없기 때문이다. 심성영대는 ‘마음의 집‘을 가리키는 것이기에 영적인 집이라고 하여 靈臺(영대)라는 이름을 붙인다. 죽어서 천당에 가거나, 극락에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것은 夢想(몽상)일 따름이다.

예수나 부처가 지어놓은 집으로 들어가 봤자 그 집은 자신의 집이 아니다. 자신이 지어놓은 집이라야 맘 놓고 편히 쉴 수 있다. 천당도 자신이 짓는 법이지, 결코 남이 지어주는 게 아니다. 자신의 심성영대에 천당을 지어놓아야 한다.

형상으로 지어놓은 집은 반드시 허물어진다. 영대에 지은 집은 형상이 없기에 그 누구도 허물 수가 없다. 봉명서에서 말하는 천당은 바로 그런 집이다. 그 집은 선도, 불도, 유도의 삼술주를 모신 집이다.

동학의 핵심은 ‘侍天主(시천주)’라고 한 걸 보아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철저하게 자신의 심성영대에 三天主를 모시는 것이다. 세 분 상제님을 모셔서 영생을 누리라는 것이 봉명서의 말씀이다. 자신이 노력을 하고 공부를 해서 깨달음에 도달하려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심성영대를 지어놓고 삼술주를 모셔다가 성경을 합한 信을 세우면 삼술주가 말로, 글로 일러준다는 것이 바로 봉명서의 가르침이다.

이런 것은 철저하게 하도, 낙서, 영부 3대 상서를 머리와 가슴 속에 각인하라는 뜻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냥 선천 종교 판에서 가르치는 것처럼 漠然(막연)하게 ‘하나님을 믿으라’, ‘부처님을 믿으라’는 식이라면 차라리 그만두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