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애)
사랑은 영원하다. 성경에도 이르기를 ‘하나님은 사랑’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사랑만큼 소중한 것이 없다는 뜻이다. 유행가의 가사는 거의가 사랑타령이다. 오랜 세월 인류는 그토록 사랑을 노래했건만, 부르고 불러도 끝이 없는 것이 사랑인 모양이다.
사랑을 한자로 쓰면 愛(애)가 된다. 이것은 변형된 글자이고, 옛날에는 旡와 그 밑에 心을 합한 글자를 사용했다. 旡는 ‘목이 멜 기’라고 한다. 그것이 心을 밑에 두게 되면 ‘목이 멜 정도로 아픈 마음’이요, 그것이 곧 사랑하는 심정을 나타낸 글자로 보았던 것이다. 旡자 밑에 灬(불 화)가 붙으면 炁(기운 기)라고 하는데, 지금 쓰고 있는 氣(기)의 古字다. 여하튼 옛 사람이나 현대인이나 사랑을 하는 마음은 ‘목 멜 정도로’ 아픈 공통점이 있는 모양이다.
愛를 분석해 보면 爪와 冖, 心, 夂를 합해 놓은 글자다. 爪는 ‘손톱 조’ 혹은 ‘손을 깍지 낀 모습’을 가리키며, 冖은 민갓머리라고도 부르는 ‘덮을 멱’이다. 夂는 ‘뒤에 올 치, 뒤처져 올 치’라고 한다. 손톱이나 손을 깍지 낀 것은 자신의 한 몸과 같다는 뜻이요, 거기에 뒤처져 올 夂가 합하면 행여 잘못 될까봐 조심스럽게 바라본다는 의미가 된다. 이처럼 하나 된 상태이면서도 항상 조심스러운 마음을 간직한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사랑하는 상대를 마치 자신의 소유물인양 함부로 대하거나, 반대로 너무 집착한 나머지 ‘스토커’가 된다면 愛라는 한자를 다시 음미해야 할 것이다. 사랑은 불과 같아서 너무 멀어지면 춥고, 너무 가까이 하면 타게 마련이다. 사랑은 본래 하나님만이 하는 것이라는 말씀이 있다. 그것은 곧 본래 사랑은 전지전능한 상태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아무나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애들이 부모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올바른 의미에서의 사랑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늘의 사랑과 땅의 사랑은 차이가 있다. 하늘의 사랑은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을 발하는 것인데 반해, 땅의 사랑은 반드시 하늘의 태양 볕을 받아서 나타난다. 인체에 비유한다면 머리의 깨달음이 밝을수록 태양과 같은 빛을 발하며, 그것이 가슴에 와 닿아서 더워진 것이 사랑이다. 하늘의 태양이 제아무리 강렬한 볕을 자랑한다고 하여도 땅에 닿지 못하면 결코 뜨거워지지 못한다. 이처럼 머리의 깨달음을 반사하는 것이 사랑인데, 그것을 동양에서는 德이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