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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와 주택 2

영부, 精山 2011. 2. 16. 07:47

그렇다면 宇宙는 누가 사는 집일까? 그냥 막연하게 모든 만물이 사는 곳이라는 식으로 말하면 싱겁지 않은가? 宇는 宀과 于(갈 우, 행할 우)가 합하였다. 于의 위에 있는 一은 고르게 숨(공기)을 내쉬는 것을 가리키고, 밑의 글자는 숨이 막히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공기가 가다가 멈추며, 다시 앞으로 나간다는 뜻이 있다. 그것을 宀이 덮고 있으니, 이는 곧 공기가 다니는 곳을 보호한다는 말이니 결국 空間(공간)을 가리킨다.

 

이에 비해 宙는 由(말미암을 유)를 宀으로 보호하는 집이라는 말이다. 由는 목이 가느다란 술 단지를 본 뜬 글자였다. 액체가 술 단지의 목에서 길게 흘러나오므로 ‘말미암다’는 뜻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즉 만물이 흘러나오는 구멍을 보호하는 것을 가리켜 宙라고 하였으니, 이는 곧 ‘시간’을 의미한다. 또한 由는 田에서 싹이 나온 상태를 가리킨다고도 할 수 있으니, 밭은 사물의 형상과 변화를 가리키는 8괘와 9궁이 모인 상징이다. 형상이 변화하는 것을 가리켜 시간이라고 한다.

 

이처럼 宇는 공간의 집을, 宙는 시간의 집을 가리킨다. 우주가 광활하다는 것은 넓은 공간과 무궁한 변화가 벌어진다는 말이다. 따라서 우주를 안다 함은 시공을 안다는 말이며, 그것은 시공의 법칙을 안다는 말이다. 우주가 아무리 광활하다고 하여도 인간의 마음 밭과 의식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虛像(허상)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우주도 인간의 마음과 의식에 비하면 狹小(협소)한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