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비해 年(해 년)은 禾(벼 화)와 千(일천 천)이 합한 글자다. 禾는 벼가 익어서 고개를 숙인 모양을 본 뜬 글자다. 木은 벼의 줄기요, 丿은 이삭이 드리워진 모양이다. 千은 十이 익어서 고개를 드리운 모습이다. 十은 음양의 고향인 無極(무극)을 가리키는 것으로, 그것이 百倍를 하면 千이다. 百은 一이라는 하늘 밑에서 태양의 밝은 빛(白)이 온전하게 비치는 상태를 가리키는 글자다. 이처럼 禾나 千에는 다 같이 ‘익어서 고개를 숙임’이라는 뜻이 들어있는데, 다만 禾는 벼라는 곡식이 익은 것이며, 千은 十이라는 음양의 합이 온전해진 걸 가리킨다는 게 다르다. 年에는 이처럼 태양 볕을 받아서 온전한 광합성 작용으로 나온 벼가 익어가는 기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정월 초하루부터 섣달 그믐날까지를 의미한다.
歲(해 세)는 본래는 도끼를 본 뜬 글자였다고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木星이라는 뜻으로 가착 되었는데, 세월이나 나이, 일생 등을 가리킨다. 그것을 자세히 살펴보면 止(그칠 지)와 戉(도끼 월) 속에 一이 작게 나누어진 小가 합한 상태라는 걸 알 수 있다. 戉은 다섯 번 째 천간인 戊와 혼동될 가능성이 높은데, 둘 다 戈(창 과)를 部首(부수)로 한다. 一 밑에 小가 있는 것은, 짧은 시간들을 모아 놓은 형국인데, 그것은 결국 ‘시간이나 세월’을 잘게 부수어 나눈 상태를 가리킨 것이고, 그것은 도끼가 있었기에 가능하다.
도끼는 달 속의 계수나무를 찍어내어 그 나무로 집을 지어 양친부모 모셔다가 천년만년 행복하게 살게 해준다. 이때의 양친부모는 천지와 음양을 가리킨다. 달 속의 계수나무는 개벽된 세상의 正月(정월) 歲首(세수)를 가리키고 있으니 시간을 의미한다. 年보다 더 넓은 의미를 지닌 게 歲이다. 年月日時와 歲月을 구분할 수 있으면 年과 歲는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 할 수 있으니, 年月은 해와 달이 빚어내는 시간의 기본단위를 가리키는데 비해, 歲月은 그보다 더 큰 해와 달의 움직임을 가리킨다.
시공은 해와 달이 빚어내는 음양의 조화다. 해는 공간을 만들고 달은 시간을 만든다. 공간은 텅 빈 상태인데, 그곳을 비치는 해에 의해 나타나므로 十이라는 숫자를 사용한다. 十은 본래 공간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그것을 우리 조상들은 十天干(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이라 하였다. 시간은 만물의 변화를 가리키는 것으로 달의 변화를 母胎(모태)로 한다. 하루의 시간은 十二시로, 한 해의 시간은 十二개월로 삼은 것은 달이 태양 주위를 한 해에 열두 번 돌기 때문이다. 이것을 우리 조상들은 十二地支(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