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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미호를 납치했던 소말리아 해적들이 1억 원 이상을 받고 선원들과 선박을 풀어줬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정부가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점점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은 26일 밤 11에 방송된 ‘케냐 현지르포 “소말리아 해적, 나는 왜 금미호를 납치했나?”’ 편에서 케냐의 소말리아 정착촌 이스트레이를 찾아가 해적 2인과 인터뷰한 내용을 방송했다.
금미호 납치에 관여했던 이메디 해짓은 SBS 취재진과 만나 금미호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었으며 석방 대가를 받았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배 이름이 골든 웨이브(금미)였다. 그 배가 풀려나는 대가로 900만 케냐실링을 받았다고 한다. 내 보스에게 들은 얘기다. 소말리아에 있는 두목이 900만 실링을 한국으로부터 받았다고 얘기해줬다. 내 동료에게 들었는데 내 몫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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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케냐 현지르포 "소말리아 해적, 나는 왜 금미호를 납치했나" 편 | ||
‘한국에서는 돈 없이 석방해줬다고 한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메디 해짓은 “돈 준 사람이 민망해서 그러는 것”이라며 “누가 범죄자들에게 돈을 주고 거래했다고 말하고 싶겠나. 소말리아 해적에게 배가 납치되면 소말리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몫을 기다린다. 그 때 얼마를 주고 받았는지 절대 말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도 고향에서 누구한테 돈을 얼마를 받았는지 절대 말하지 않는다. 그냥 풀어주다니 우리를 우습게 보나”라며 석방금을 받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석방금 가운데) 실제 납치를 하는 행동대원이 가장 많은 몫을 가져간다. 지휘관도 많이 받아간다. 무기나 통신 장비를 공급한 사람도 가져간다. 우리는 바다에 나가있는 동안 음식과 옷을 대주는 사람들에게도 돈을 줘야 한다. 석방금이 들어오면 이런 사람들의 몫을 챙겨준다. 우리가 이 돈으로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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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케냐 현지르포 "소말리아 해적, 나는 왜 금미호를 납치했나" 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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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케냐 현지르포 "소말리아 해적, 나는 왜 금미호를 납치했나" 편 | ||
“한국, 유럽, 아시아 등 모든 나라의 군함으로 우리 나라가 가득차 있지만 상관없다”
“우리 삶은 매우 단순하다. 정부도 없고, 이 많은 사람이 죽어가는데 더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몸에 총알이 박힌다 해도 두렵지 않다. 그러므로 군사작전도 두렵지 않다. 해적들이 붙잡혀 감옥에 간다 해도 풀려나면 다시 해적이 된다.”
한국인 출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드러냈다. 이메디 해짓은 “반기문은 유엔 사무총장인데 소말리아에 평화를 가져다가 줄 힘도 있는 사람인데 왜 아무 일도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옆에 있던 같은 해적인 바르시 니엣은 “반기문이 한국 사람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한국인에 대한 감정도 좋지 않다”며 “소말리아 인은 돈을 안받고 한국배를 풀어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비난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소말리아인들이 해적질에 내몰리는 이유에 대해 80년대부터 시작된 기아와 무정부 사태를 들기도 했다. 진행자인 김상중씨는 “80년대부터 시작된 소말리아 기아사태, 가난한 아이들에게 배고픔은 일상이었다”며 “이들에게 미래는 장밋빛이 아니라 핏빛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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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케냐 현지르포 "소말리아 해적, 나는 왜 금미호를 납치했나" 편 | ||
“하지만 해적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모습은 한결같다. 불법 해적과 협상할 수 없고, 군사작전을 강력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원칙적 대응이 얼마나 유효한 것일까요. 해적은 ‘상황이 변하지 않고 국제사회 지원받아 소말리아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의도하지 않더라도 사람 죽일 수 있다’고 했다. 소말리아 해적 없애는 빠른 길은 과감한 군사작전이 아니라 내전과 기아에 시달리는 소말리아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국제사회 지원과 지혜를 모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