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然을 살펴볼 차례인데 肰(개고기 연)과 火(灬)를 합한 형성(形聲)문자다. 肰은 고기(肉)를 가리키는 月과 개의 옆모습을 그린 犬을 합하여 ‘개고기’를 가리킨다. 그것이 火와 합한 상태를 ‘그러하다’고 하였으니 이것은 도대체 무슨 근거에서 나왔을까?
肰은 ‘개고기를 불에 굽다’고 할 수도 있는데, 원래는 예전에 ’제물로 바치기 위해 개의 고기를 굽다‘에서 나왔다고 한다. 한자는 제사와 연관된 것들이 제법 많은데, 그 까닭은 신과 조상들을 기리는 거룩한 의식이 제사요, 거기에서 파생한 것들은 문화적인 바탕으로 자리 잡을 공산이 컸다. 물론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제사상에 개고기를 올리지 않았던 것을 감안한다면 무언가 미심쩍은 부분이 남는다.
아니, 그보다 제사상에 올리려고 하건, 그냥 잡아먹으려고 하건, 하필이면 불에 굽는 게 왜 개라고 했을까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것도 역시 개벽의 이치를 가리키려고 한 것이다.
개는 12지지로 戌(술)인데, 가장 어두운 3음(술해지간)에 속한 짐승이다. 보이는 것을 위주로 하던 선천 물질문명의 세상에서는 가장 어두운 상징인 개, 돼지는 그야말로 ‘개, 돼지 같은’ 존재였다. 예부터 道家(도가)에서 개, 돼지를 제사상에 올리지 못하게 하였으며, 성경에도 不淨(부정)한 짐승이라고 하여 먹지 말라고 했던 이유는 바로 이런 데에 그 원인이 있었다.
하지만 개벽 된 세상에서는 오히려 천대받고 멸시받던 개, 돼지가 가장 밝은 동남방(이를 가리켜 巽方(손방)이라 함)으로 들어간다. 가장 밝은 곳은 火가 많은 곳이다. 그러므로 然이라는 문자가 제대로 자기 자리에 들어선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개, 돼지가 부정한 짐승이라고 믿는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나 있을까? 물론 지금도 이슬람권에서는 돼지고기를 아예 먹지 않고 있지만, 그렇게 하는 그들을 과연 부정하지 않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아마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곳은 기독교 국가인 미국일 것이다. 성경, 즉 하느님의 말씀을 어기는 그들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초강대국으로 번영을 누리고 있는 것을 보면 성경에서 말하는 부정한 짐승은 비유요, 상징으로 보아야지, 문자적으로만 보면 안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여하튼 개를 불에 굽는 然을 ‘그러할 연’이라고 하여 ‘마땅하다’는 의미로 쓰게 된 것은 개벽의 이치를 가리킨다.
아마 아직도 잘 이해가 안 되는 분들이 많을 터이므로 조금만 더 敷衍(부연) 하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