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총의(富聰醫) 삼합(三合)
부총의(富聰醫)를 삼합(三合)하고 세계사(世界事)를 바라보니
금전래곡 부가옹(金錢來穀富家翁)과 욕만허공 총명사(慾滿虛空聰明士)와
언구창생 의술인(言救蒼生醫術人)이 회회교도 허다(會會敎徒許多)하나
진견기리 실정(眞見其理實情)하면 일무제약 허장(一無濟藥虛張)일세
허장성세(虛粧盛勢) 저 도류(道類)들 외부내빈(外富內貧) 뉘가 알꼬
알고 보면 가소롭다 칠팔 삭(七八朔)을 지낸 후(後)에
사월오일 당(四月五日當)하거든 승기대운 도각(乘其大運道覺)하소.
(풀이)
부총의는 ‘부귀, 총명, 의통’을 가리킨다. 부귀는 땅을, 총명은 하늘을, 의통은 인간을 가리킨다. 이처럼 천지인을 삼합하고 세계사를 바라보니 금전으로 먹고 사는 것만 밝히는 ‘金錢來穀富家翁’과 욕심으로 헛된 공상만 하는 자칭 총명한 선비인 ‘慾滿虛空聰明士’와 말로 창생을 구한다는 ‘言救蒼生醫術人’이 끼리끼리 모이는 게 허다하다(會會敎徒許多).
그러나 그 이치와 실정을 제대로 보게 되면(眞見其理實情) 모든 하나도 쓸 만한 약이 없이 헛된 것뿐이다(一無濟藥虛張). 헛된 단장과 극성스런 세력을 자랑하는(虛粧盛勢) 저 도류(道類)들이 겉으로는 부자인척 하나 속으로는 가난한 걸(外富內貧) 뉘가 알꼬. 알고 보면 가소롭다.
‘칠팔 삭(七八朔)을 지낸 후(後)에 사월 오일 당(四月五日當)하거든 승기대운 도각(乘其大運道覺)하라‘고 한 것은, 7, 8개월이 지난 후에 1860 경신년 4월 5일이 올 것을 가리킨 것으로 보는데, 굳이 7, 8을 언급한 이유는 천3, 지3을 지낸 7, 8이 人3에 해당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