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上(세상)살이
요즘은 세상살이가 갈수록 험하다고들 한다. 구제역으로 340만 마리나 되는 소, 돼지가 생매장을 당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浸出水(침출수) 때문에 戰戰兢兢(전전긍긍)하는가 하면, 오일달러로 풍족한 삶을 지내는 줄 알았던 중동국가들이 독재자를 내쫓는 혁명이 도미노처럼 일어나고 있으며, 그 餘波(여파)로 석유 값이 올라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의 허리가 휘청거린다.
누가 말했던가? 지구는 죄인들의 流配地(유배지)라고! 정말 지구는 유배지일까? 불교에서는 6도윤회를 한다고 하는데, 6도는 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의 세계를 가리킨다. 해탈을 하지 못하면 계속하여 6도를 윤회한다고 하는 것이 윤회설이다. 이런 윤회설도 역시 지구를 죄인들이 머물다 가는 유배지로 보는 것과 觀點(관점)이 같다. 그래도 ‘이승이 저승보다 낫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고달프다고 해서 고달픔이 사리지는 것도 아니니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사는 수밖에 없다. 다함께 더불어 살아가노라면 행복한 때도 많이 있으리라.
世上(세상)의 世는 흔히 ‘인간 세‘라고 하지만 ’代(대) 세‘라고 한다. 世는 十을 세 개 합치고 아랫부분을 기다랗게 그은 모양으로 30년을 가리킨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卄(스물 입)이 있다. 이것은 十을 두 개 연결한 모습이다. 30년은 보통 ’1代(대)‘에 해당한다고 하여 ’대 세‘라고 한다. 예를 들어 3대를 내려오는 가계라면 ’三代孫‘이라고 하며, 인간 세상을 가리킬 적에는 世間이라 한다. 또는 조상으로부터 대대로 이어 내려오는 계통은 世界(세계)라 하며, 대대로 물려받는 것은 世襲(세습)이라 한다. 代는 人과 弋(주살 익)이 합한 글자다. 지금은 ’익‘으로 읽고 있으나, 예전에는 ’대‘로 읽었던 습관이 그대로 남아서 代를 ’대‘라고 읽는다. 弋은 꺾인 나뭇가지 옆으로 뾰족 나온 부분에 물건이 걸린 모습을 본뜬 상형문자다. 그걸 나중에 ’주살 익‘이라고 하였는데, 주살은 오늬(활시위에 화살을 걸기 위해 화살 뒤쪽의 움푹 들어간 부분)에 줄을 맨 화살을 가리킨다. 짐승을 사냥할 적에 화살에 줄을 매달아 놓으면 살을 맞고 도망 간 짐승을 찾기 쉽다. 그것은 인간(人)의 삶을 한 줄로 꿴 주살(弋)과 같다 하여 代라는 글자가 나왔으며 ’이을 대, 대신할 대‘라고 한다. 代表라는 말은 많은 무리를 대신한다는 말이고, 代理는 많은 무리를 대신하여 다스린다는 말이며, 代身은 자신의 몸으로 무언가를 이어준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