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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주 모자 간 소송

영부, 精山 2011. 5. 3. 07:47

‘가족끼리 소송전’ 통일교에 무슨일이…
문선명 셋째아들 운영 회사
“무단송금 238억 돌려달라”
모친이 맡은 선교회에 소송
동생과 후계 갈등 빚기도
한겨레 이승준 기자 메일보내기 노현웅 기자기자블로그
» 문현진, 한학자
문선명(91) 통일교 총재의 셋째아들이 운영하는 그룹 계열사가, 그 어머니가 대표로 있는 통일교 선교회를 상대로 238억여원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문 총재의 셋째아들인 문현진(42)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통일교세계재단(UCI)그룹 계열 워싱턴타임스애비에이션 유에스에이(워싱턴타임스항공)는 지난 1월4일 어머니 한학자(68)씨가 대표로 있는 재단법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선교회(선교회)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등 모두 238억7500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냈다.

지난달 20일 열린 첫 재판에서 원고 쪽은 “워싱턴타임스항공 대표이사로 있던 주아무개씨가 2009년 10월 해임된 뒤 238억7500만원을 선교회 쪽 계좌로 무단 송금했다”며 이 돈을 돌려달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타임스항공은 바로 법원을 통해 이 돈을 가압류한 데 이어 이번에 추가로 소송을 낸 것이다.

워싱턴타임스항공과 선교회 사이의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 이 회사는 미국 연방법원에 주씨가 2100만달러(현재 환율 223억원)를 선교회로 빼돌렸다며 소송을 내기도 했다. 주씨는 이 회사를 비롯해 통일교 소유인 <워싱턴 타임스>의 사장을 지냈다.

통일교를 꾸준히 비판해온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 신학과)는 “이번 소송의 맥락을 알려면 통일교가 종교적 신념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해로 얽힌 조직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1월 문 총재가 사실상 장남인 문현진씨를 제쳐두고 일곱째아들인 문형진(32·통일교 세계회장)씨를 후계자로 선언하며 형제 사이에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워싱턴 타임스> 운영 문제로 셋째아들과 넷째아들 사이에도 갈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통일교는 후계자로 알려진 문형진씨가 종교 부문인 통일교 세계회장에, 넷째아들 문국진(41)씨가 통일교 기업들을 총괄하는 통일그룹 회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문현진씨가 운영하던 <워싱턴 타임스>는 2009년 경영난에 빠져 지난해 11월 부채와 인력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통일교에 1달러에 팔렸다. 당시 문현진씨 쪽은 “(넷째아들인) 문국진 회장이 자금 지원을 끊어 경영이 악화됐다”고 반발했고, 문 회장 쪽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문 총재는 지난달 24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천지인참부모 정착 실체말씀 선포 천주대회’에서 “최근에는 공산주의자들의 장난에 의해 본인의 손을 떠났던 워싱턴타임스도 다시 찾아왔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최근 통일교는 교인들에게 보낸 뉴스레터에서 “현진님과 곽아무개 패밀리가 천륜을 범하는 천하의 패륜을 저지르고 말았다”며 “이번 일은 곽아무개와 그 추종자와의 다툼이다. 현진님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정성과 기도를 드리자”고 밝히기도 했다. 탁 교수는 “막대한 자산이 걸려 있는 종교·경제 권력을 둘러싸고 형제들과 주변 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갈등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