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견화(杜鵑花)
봄의 대표적인 꽃을 들라고 하면 아마 진달래와 개나리일 것이다. 진달래꽃을 두견화라고 한다. 꽃을 먹을 수 있고 약에도 쓸 수 있어서 참꽃이라고 한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며 분홍색·진분홍색·흰색 자주분홍색 등 색깔이 다양하다. 한방에서는 영산홍(迎山紅)이라 하여 진달래꽃을 약재로 사용하여 요통 진통 해열 해수. 기관지염 두통감기 류머티즘 치료에 쓴다. 진달래꽃과 비슷한 산철쭉은 독성이 강하여 먹을 수가 없어서 개꽃이라 한다.
김소월의 애절한 시로 인하여 진달래는 더욱 유명해졌다. 그런데 왜 진달래를 두견화라고 할까? 중국 고서의 하나인 환우기에는 귀촉도에 얽힌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중국 주나라 말기 촉나라에 두우라는 왕이 있었는데 제호를 망제(望帝)라 하였다. 어느 날 그는 문산의 강가를 지나다가 한 시신이 떠내려 오는 것을 보았다. 그가 건져내자 시신은 다시 살아났다. 이상히 생각한 망제는 그를 데리고 대궐로 돌아와 사유를 물은즉, 그는 "저는 형주 땅에 사는 별령이라는 사람으로 강에 나왔다가 잘못해서 물에 빠졌는데 어찌하여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습니다."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마음이 약했던 망제는 이는 필시 하늘이 보내 준 어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별령에게 정승 벼슬을 주어 나라를 다스리게 하였다. 그러나 별령은 본시 음흉한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예쁜 딸을 망제에게 바쳐 환심을 산 뒤, 곧 궁중의 사람들과 대신들을 매수해서 망제를 대궐에서 몰아내고 자신이 왕위에 올랐다. 일조일석에 나라를 빼앗기고 돌아갈 곳을 잃은 망제는 그 원통함과 한을 삭이지 못한 채 죽게 되었는데, 그 후 대궐이 보이는 서산에는 밤마다 두견새 한 마리가 날아와 슬피 울었으므로 촉나라 사람들은 이 새를 망제의 넋이 환생한 것이라 여기고 이를 '귀촉도' 혹은 '두견(杜鵑)', 혹은 '불여귀(不如歸)' 혹은 '망제혼(望帝魂)'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귀촉도란 촉나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이요, 두견이란 두우에서 나온 이름이요, 불여귀란 돌아갈 수 없다는 뜻이요, 망제혼이란 망제의 죽은 혼이라는 뜻이니 이 모두는 두우의 이야기에 관련된 것들이다.
杜鵑花의 杜는 ‘팥배나무 두’라고 하는데 木과 土가 합한 글자다. 그러나 ‘막다, 닫아 걸다’라는 뜻으로 더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면 ‘杜絶(두절) 되다’라고 하는 것이 그것인데, 木과 土는 예부터 상극이라고 해서 그런 건 아닐까? 鵑(두견이 견, 참꽃 견)은 두견새를 가리키는데 소쩍새라고도 부른다. 鵑을 찾으려면 부수가 鳥(새 조)에서 찾는다. 鳥는 새의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요, 그 옆에 붙은 ‘견‘은 사방(ㅁ)의 달(月)을 보고 우는 새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