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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영부, 精山 2011. 7. 14. 09:11

                                               바둑

 

요즘 바둑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바둑을 잘 두는 것은 아니다. 다만 회원 중에 바둑학원 원장님의 부탁으로 바둑에 관한 글을 쓰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다른 3대 상서를 풀이한 ‘마방진의 비밀’에 매달리다 보니 바둑에 관한 글을 중단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을, 요즘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글을 쓰면서 놀라게 되는 것은, 바둑에 그토록 심오한 이치가 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요임금이 아들 단주의 어리석음을 깨치기 위해서 바둑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바둑은 엄연한 깨달음의 도구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땅의 무수한 수도인과 종교인들은 왜 바둑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할까?

 

지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바둑이야말로 그 어떤 명상이나 경전보다도 우주와 인생에 관한 심오한 이치를 지녔다는 사실이다. 머지않아 그것도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므로 지금은 자세한 내용을 기술하지 않겠지만, 나의 내면은 바둑으로 인해 요즘 매우 풍요롭다.

 

바둑은 본래 ‘밭둑’에서 온 명칭이다. 바둑판 자체가 田字의 형태로 생겼으며, 그것은 결국 十과 一, 360, 천원수 등, 수에 대한 내용이 핵심을 이룬다. 즉 영혼의 밭에 씨앗을 심고 그것을 잘 보관하는 둑에 관한 진리가 담겨 있기에 밭둑이라고 하였으며, 그것이 바둑으로 정착된 것이다. 바둑을 碁 혹은 棋라고 쓰는데, 碁는 바둑알을 돌로 만들었기 때문이고, 棋는 바둑판을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其(그 기)를 공통으로 하는데, 其는 본래 ‘키’를 본뜬 글자다. 키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쌀과 같은 곡물에 들어 있는 티를 까불러서 골라내는 기구다. 그 모양을 본떠서 만든 것이 其다. 거기에 木이나 石을 넣어서 만든 것이 棋요 碁다. 바둑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바둑판을 한 번 자세히 관찰해 보라. 그리고 한 소식 듣는다면 나에게도 전해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