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暴炎

영부, 精山 2011. 7. 19. 08:02

暴炎

 

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무더운 더위가 찾아 왔다. 오랜만에 보는 태양이 반갑긴 하지만 푹푹 찌는 더위는 장마보다도 더 큰 시련인 듯하다. 인생이란 원래 시련의 연속이다. 광산에서 캐낸 원석은 불 속에서 시련을 견디어야 비로소 보석다운 보석으로 화한다. 1년 중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시기가 바로 피서를 떠나는 한 여름이다. 인생도 역시 춘하추동 네 계절로 나눌 적에 가장 어려운 시점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때다. 왜 그럴까? 그것은 태양의 양기를 얼마나 많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보전하느냐 하는 것과 직결된다. 모든 만물의 생명의 근원은 태양이다. 오죽하면 양중에서도 가장 큰 태양이라고 이름을 붙였을까?

 

하늘이 나누어주는 태양의 기운을 얼마나 몸에 많이 간직하느냐 하는 것이 생명의 관건이다. 태양의 기운이 부족할수록 배가 냉한 상태가 된다. 배가 냉하면 만병이 발생한다. 식물도 역시 한 여름의 태양 볕을 충분히 받아두어야 튼실한 열매를 맺는다. 그러므로 작렬하는 태양의 시련을 이겨내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가장 힘들다는 것은 그만큼 큰 가치와 영광을 주려고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되리라.

 

暴炎의 暴은 ‘사나울 폭’이라고도 하며 ‘쬘 폭’이라고도 한다. 태양을 가리키는 日밑에 出과 廾(받들 공)과 米(쌀 미)가 합한 글자다. 해가 나오자 두 손으로 쌀을 받들어 말린다는 뜻이 들어 있는 글자다. 이상은 옥편에 있는 풀이이고, 개인적으로 보면 태양이 물(氺 : 물 수)을 속에 품고 共(함께 공)同으로 내리 쬐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솥에 물을 붓고 푹푹 끓이는 것처럼 태양이 대지를 달구는 형국이다. 炎은 상하가 온통 불꽃으로 덮였으니 ‘불탈 염’이라고 하였다. 폭염이 퍼붓는 날씨는 내 마음의 황금을 정금으로 연단시키는 대자연의 배려임을 알고 너무 푸념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