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갹출(醵出)

영부, 精山 2011. 8. 3. 07:31

갹출(醵出)

 

일전에 어느 모임에 간 일이 있었다. 술잔이 부딪치고 몇 잔씩 술잔이 돌아가자 제법 흥이 돋았다. 마침내 헤어질 시간이 되자, 총무가 일어나 식대를 거두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가 하는 말이 거슬렸다. ‘지금부터 식대를 거출하겠습니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아마 그는 갹출(醵出)을 ‘거출’로 알고 있는 듯 했다. 하긴 거(據 : 의거할 거)라는 한자와 비슷하다 보니 그렇게 읽을 만도 하다. 그러나 술을 가리키는 유(酉)와 '거‘가 붙으면 ’거‘라고 읽지 않고, ’갹’이라고 한다. 酉는 흔히 ‘닭 유’라고 읽지만, 본래는 ‘술 병’이나 ‘술 단지’를 본뜬 글자였다. 그러기 때문에 지금도 酉는 삼수 변(氵)과 합하여 酒(술 주)라고 읽는다.

 

돈을 추렴하여 낼 적에 ‘醵金’이라 하고, 술을 추렴하는 것을 가리켜 ‘갹음(醵飮)’이라 하며, 돈이나 물건을 추렴하는 일을 가리켜 갹출(醵出)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