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장(勳章)
강화도 김모 상병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네 명이 목숨을 잃은 적이 있다. 벌써 40여 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 당시에 입대 한지 17일 밖에 안 된 권 혁 이병이 다리에 네 발의 총상을 입고, 벌겋게 달군 총구를 잡은 채 김 상병을 제지한 덕분에 더 이상의 인명피해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 사건이 벌어지자 국방부 장관과 해병대 사령관이 수도통합병원에 있는 권 이병을 찾아와 훈장을 추서하고 치료도 다 해주겠다고 약속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 아침에 권 이병의 아버지가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니 훈장은커녕, 지금 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포항에 있는 군병원으로 이송하려고 하는 모양이다. 심지어 부대로 복귀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한다. 아직도 당시의 충격으로 인해 헛소리를 하는가 하면, 다리와 손도 불편한 상태인데 병원 측에서는 부대로 복귀해도 괜찮다고 하는 모양이다. 물론 그런 건 의사들이 알아서 하는 일이니 뭐라고 말하기도 곤란하다. 하지만 권이병의 부모들이 분노하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달라지는 군당국의 처사였다. 영웅적 행위를 극찬하며 훈장을 주겠다고 한 사람들은 ‘해당부대는 안 된다. 국가유공자도 안 된다’고 하면서 아예 지금은 누구 하나 얼씬거리지도 않는다고 한다.
이래서야 어디 누가 의로운 일에 앞장서려고 할까? 물론 당국도 할 말이 있겠지만 이건 너무 한 처사가 아닌가? 하루 빨리 권이병의 부모들이 섭섭하지 않게 조치가 취해지기를 기대한다.
勳章은 勳은 ‘공 훈’이다. 熏(연기 낄 훈)과 力을 합한 글자인데, 연기가 날 정도로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을 불태워 공을 세운다는 의미에서 나온 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