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대회(陸上大會)
대구에서 진행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어제 모두 끝났다. 마지막 남자 400미터 계주에서 아프리카의 자메이카공화국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모든 경기가 종료되었다.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는 비록 100미터에서 부정출발하는 불운을 겪었지만 조국에 금메달을 두 개나 선사하는 기쁨을 누렸다. 아마 그처럼 이번 대회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스타도 없었으리라. 그의 장난기 어린 세레모니도 그렇고, 다소 건방져 보이는 경기장에서의 익살스런 모습도 그렇고, 모두가 승자의 넉넉함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아직도 우리나라는 육상에 관한 한, 세계에 명함을 내밀 처지가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주최국에서 노메달이라는 불명예스런 기록을 남길 수 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체육의 가장 기초는 육상이라고 하는데, 전통적으로 우리는 육상에 매우 약하다. 아마 신체적인 조건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관람객이 통틀어서 43만 명이 넘었다고 하는데, 그것은 역대 선수권대회 중에서 가장 높을 수치라고 한다. 그만큼 대구 시민의 환호와 열광에 의한 힘이 컸다고 본다. 그로 인해 파급된 경제효과도 적지 않다고 하니 이래저래 잔치가 좋기는 좋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육상의 육(陸)은 ‘뭍 육’이라고 한다. 阝(언덕 부)와 坴(언덕 륙)을 합한 글자이니, ‘언덕’을 가리키는 것은 분명하다. 언덕은 높게 솟은 지대를 가리킨다. 바다 보다 높이 솟아 오른 지대를 뭍이라고 하기에 陸上이라는 말이 나왔다. 하긴 陸이라는 글자가 土를 위, 아래로 연이어 쌓아서 높아진 모양을 가리키고 있으니 그리 어려운 글자는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