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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抱擁)

영부, 精山 2011. 9. 7. 08:30

포옹(抱擁)

 

어제 안철수와 박원순, 박경철의 모습은 매우 아름다웠다. 과거 군사독재가 풀리면서 사면과 복권이 이루어지고 대통령을 직선으로 뽑기로 했을 적에 김대중, 김영삼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여 노태우가 어부지리로 대통령이 된 기억이 새롭다. 만약 그 때에 양 김씨 중에 한 분이 양보했더라면 그는 영웅이 되었을 것이고, 우리의 환경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자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 오만과 독선,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는 그 때에 그들의 왜소함을 진작 알아 봤어야 했다. 하지만 지역주의에 편승하여 그들은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안철수는 박근혜 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얻을 만큼 인기가 있으면서도 흔쾌히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를 양보했다. 그러니 더 그가 더 크게 보인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눈물은 무엇을 말하는가? 정말로 신선한 감동을 느꼈으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부디 박원순 변호사는 어느 정당에 들어가지 말고 무소속으로, 아니 국민의 소속으로 남아 있기를 기대한다. 그분들이 서울시장이란 벼슬에 탐이 나서 출마를 결심했을까? 하도 정치꾼들이 하는 짓이 더러우니까 좀 깨끗하게 해 보려고 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초심을 잃지 말고 안철수의 통 큰 아름다운 양보를 잊지 말기 바란다.

 

두 분이 포옹하는 모습은 그래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포옹(抱擁)은 ‘안을 포’와 ‘안을 옹’이다. 抱는 手와 包가 합한 글인데, 包의 勹는 등을 구부려 물건을 안고 있는 모습이요, 巳는 배 안에 들어 있는 태아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므로 결국 ‘애를 배다’는 의미이다. 擁도 ‘안을 옹’인데 手와 雍(누그러질 옹, 화목할 옹)을 합한 글자다. 즉 손으로 쓰다듬어서 누그러뜨리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