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亨利貞
乾은 원형이정(元亨利貞)이라고 한다. 건괘는 6효가 모두 순양으로 이루어진 주역의 첫 괘다. 이를 文言傳에 해설하기를 원자선지장야형자가지회야이자의지화야정자사지간야(元者善之長也亨者嘉之會也利者義之和也貞者事之幹也)라고 하였다.
건괘는 군자 중의 군자를 가리킨다. 모든 효가 다 순전한 양으로 구성된 상태인 것처럼 군자는 한 점의 티도 없이 맑고 밝아야 한다. 건괘를 가리켜 天이라고 하는 바, 그것은 하늘처럼 맑고 밝은 상태를 가리킨다. 맑다 함은 속물적인 욕심이나 집착이 없음을 가리키고, 밝다 함은 무엇 하나 걸림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걸림이 있다 함은 곧 집착을 한다는 의미요, 그것은 흐르는 물이 한 곳에 고여 썩는 것과 같다. 오직 군자는 물처럼, 바람처럼 머무름이 없이 자연에 순응할 따름이다.
元은 二와 人을 합한 회의문자다. 二는 ‘둘’이라는 뜻으로 굳어지기 이전에 上이라는 뜻으로 쓰여 졌다. 인체에서 말하자면 머리통을 가리킨다. 머리는 ‘으뜸’이기에 ‘으뜸 원’이라고 지금도 가르친다. 그것이 사람이 팔을 옆으로 뻗치고 서 있는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 人과 합하였으니 이는 곧 사람이 가장 으뜸 되는 존재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러나 二를 음양으로 본다면 남녀가 하나 된 상태가 으뜸이라고 볼 수도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