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圓方角

영부, 精山 2011. 10. 19. 08:42

 

圓方角

 

예부터 우리민족은 천지인 삼재사상으로 근간으로 삼았다.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사이에서 나온 인간이 모든 만물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이다. 하늘과 땅을 그저 무심한 자연물로 본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天父, 地母라는 관념으로 대했던 것이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하늘은 텅 빈 허공처럼 모든 사리사욕을 다 털어내고 오직 밝은 빛을 전해 주려는 마음의 소유자이며, 땅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체로 하여금 편리한 생활을 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주려는 마음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늘에서는 道를 찾았고, 땅에서는 德을 찾았다.

 

도와 덕! 이 두 가지를 더 근원적인 표현으로 한다면 玄과 武라고 한다. 현무대학이 실현이 아무래도 인천에서 이루어질 모양이다. 어찌 그것이 나 하나의 욕심에만 그칠 것인가! 때가 되면 저절로 열매를 맺는 것이 자연의 섭리가 아니던가?

 

하늘을 가리켜 圓이라 하는데, 그것은 큰 口와 員(수효 원)으로 이루어진 글자다. 員은 본래 鼎(솥 정)의 둥근 아가리를 본 더 만든 글자였는데, 뒤에 ‘수효’를 가리키는 글로 정착이 되고, 둥글다는 것은 圓으로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다. 큰 口는 동서남북이라는 공간과 춘하추동이라는 시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시공 속에서 살아갈 적에 비로소 온갖 것들이 마찰이 없이 둥글게 된다는 의미다.

 

땅은 모가 나기 때문에 方이라 하는데, 본래 方은 선착장에 모인 배들이 바람에 날려 흩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밧줄로 연결하여 하나로 묶어 놓은 모습에서 나온 글자다. 배는 물건을 실어 나르는 도구이므로, 결국 모든 물건을 다 담고 있는 땅을 질서정연하게 해주는 상징으로 나온 것이 方이다. 그래서 지금도 ‘행동이 方正하다’고 하는 말을 사용한다. 方은 반드시 ‘짝’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반해서 원은 반드시 한 개의 선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은 곧 하늘은 1태극이요, 땅은 2음양을 기본으로 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角이라 한다. 角은 ‘뿔 각’이라고 하는데, ‘뿔’은 본래 ‘불’에서 나온 글자다. 모든 걸 따스한 온기로 살려주면서 밝게 해주는 영혼의 불! 그것을 覺(깨달음)이라고 한다. 깨달음은 인간만이 맛 볼 수 있는 최대의 열매다. 그래서 角은 반드시 세 개의 선으로 구성된다. 天一, 地二를 합한 것이 人三이라는 의미다. 角은 본래 짐승의 머리에 난 뿔의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다. 머리의 뿔은 권위의 상징이다. 올림픽에서 우승한 자에게 월계관을 씌우는 것도 실은 머리에 뿔을 달게 해주는 것과 같다. 모세는 머리에 뿔이 난 모습으로 남아 있다. 뿔도 두 가지다. 하나는 깨달음과 권위의 상징이요, 다른 하나는 ‘스트레스를 받아 생긴 것’이다. 어떤 뿔을 달 것인가? 그것은 오직 마음 먹기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