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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탄(催淚彈)

영부, 精山 2011. 11. 28. 06:55

 

최루탄(催淚彈)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국회에 최루탄을 던진 사건이 발생했다. 김의원은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한나라당이 단독처리한데 항의하는 수단으로 최루탄을 던졌다. 그는 마치 안중근이 이등박문을 암살하기 위한 심정으로 구국의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름도 없던 무명 국회의원이 일약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를 비난하는 무리들도 있는가 하면,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그를 영웅처럼 떠받든다. 영웅인지, 테러리스트인지는 차치(且置)하고서라도 국제적인 망신살이 뻗친 건 분명하다. 어쩌다 나라꼴이 이 지경이 됐을까!

 

몇 몇 분들에게 ‘최루탄’의 ‘최루’가 무슨 의미인지 물어보았다. 탄(彈)이라고 하는 건, 총알 같은 살상무기라는 건 다들 잘 알고 있었는데, 최루라는 말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어떤 카페지기는 ‘체류탄’이라고 표기한 것을 보았다. ‘체류’는 滯留라는 한자어로서 ‘길이 막혀서 머물다’는 뜻이다.

 

催淚는 ;재촉할 최‘와 ’눈물 루‘가 합하였으니. ’눈물이 빨리 나오도록 재촉하다‘는 말이다. 최루탄의 매운 연기 때문에 눈물, 콧물이 나오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催는 崔(높을 최)에 人을 더한 글자다. 본래 崔는 山에 사는 隹(새 추), 즉 ’산 새‘를 가리킨다. 산새는 하늘과 땅 사이를 나르는데, 그 속도가 매우 빠르다. 거기에 人이 붙으면 사람이 무언가 빠르게 하려는 의도가 담긴다. 빚을 빨리 갚으라고 하는 통지서를 가리켜 ’催告狀(최고장)‘이라고 하며, 가장 가까운 우체국을 ’催畿郵遞局(최기우체국)‘이라고 한다. 지금은 이런 표현을 잘 쓰지 않지만 ’최루’라는 말은 통용되고 있다. 淚는 氵와 戾(어그러질 려)가 합한 글자다. 戾는 집이나 문을 가리키는 戶와 犬(개 견)이 합하였는데, 기껏 집을 지어 놓았는데 개가 차지하게 되어서 눈물을 흘린다는 말이니, 일이 어긋나 너무 기막힌 상태를 가리킨다.

 

어허, 저질 코미디 같은 국회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보고 어느 누가 최루하지 않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