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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단위 (2)

영부, 精山 2011. 12. 19. 07:50

分이 60개가 모이면 時라고 하는데, 時는 이미 앞에서 언급을 하였다. 時가 12개 모이면 하루를 가리키는 日이 나온다. 日에 대한 언급도 이미 앞에서 하였다. 日이 다섯 개 모이면 5일 60시간이 되는데, 그걸 가리켜 一候라고 한다. 候는 人과 *(후)가 합하여 이루어진 글자다. 候에는 人이 矢(화살 시)를 품고 있는 모습인데, 화살은 세월을 상징한다. 우리말에 ‘세월이 쏜 살 같다’는 말도 있다. 矢이라는 글자는 화살의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인데, 人이 편하게 大字로 팔을 벌리고 서 있는 상태라고도 볼 수 있다. 大는 음양을 한데 모아 놓은 형국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 矢는 사람이 음양의 이치를 한데 모았다는 의미이다. 화살은 단순하게 사냥을 하거나 전쟁 시에 사용하기 위한 무기가 아니라, 허공을 지나가는 세월의 한 점을 맞추기 위함이었다. 화살을 쏘는 표적지는 다섯 개의 원이 그려져 있다. 이는 곧 5행을 가리킨다. 허공은 상하, 전후, 좌우라는 6虛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5행이 6허를 쏘면 30일 한 달이 된다. 그것이 음양으로 돌면 60일이다. 그것이 바로 하루 12시간씩 5일을 돈 시간이며, 이를 가리켜 一候라고 한 것이다.

 

候는 ‘물을 후’라고 하는 뜻을 지녔다. 예전에는 편지를 쓸 적에 ‘기체후일향만강(氣體候一向萬康 : 기력과 신체는 한결같이 편안하십니까?)’라고 어르신들에게 안부를 여쭈었다. 候와 헛갈리는 것으로 侯(과녁 후)가 있다. 이것은 人이 厂(바위 엄)을 향하여 활을 쏜다는 데서 ‘과녁’을 가리키는 글자로 된 것인데, 諸侯(제후 : 상(商)을 정복한 주(周)는 통치상의 편의를 위해 각 지역을 같은 성의 형제나 친척 또는 공을 세운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이들을 제후라고 함)라고 할 적에 주로 사용한다.

 

1후 5일이 두 번 모이면 열흘인데 이를 가리켜 旬(열흘 순)이라고 한다. ‘열흘’이라는 말은 ‘열이 흐르다’에서 온 것이니, 이는 곧 ‘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라는 10천간이 지나가는 기간을 가리킨다. 그것을 日을 勹(쌀 포)한 상태로 표기한 것은, 태양의 빛이 온전하게 5방의 음양을 비추는 상징이 十이기 때문이다. 十에는 한 개의 丨과 한 개의 一이 있으니, 음5행과 양5행의 합을 의미한다.

 

경각(頃刻)이라는 말이 있다.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고 하는 등에 사용한다. 그 뜻을 사전에서 찾으면 ‘눈 깜빡할 사이‘라고 하였다. 경(頃 : 밭 넓이 경, 기울 경)은 匕와 血(머리 혈)이 합한 글자인데, 머리가 기운 상태를 가리킨다. 따라서 頃刻은 ’머리를 기울이는 짧은 순간‘을 가리키는데, 보통 ’눈 깜빡 할 사이‘라고 한다. 刻은 ’새길 각‘이라고 하는데, 그 글자에 대한 해설은 이미 앞에서 한 바 있다. 각은 15분을 가리킨다. 一刻이 如三秋(일각이 여삼추)라는 말은 15분이 가을을 세 번 맞이하는 3년 처럼 지루하다는 말이다. 하루는 1,440분이니 96刻이다. 9는 건괘(☰)의 수요, 6은 곤괘(☷)의 수이니, 결국 96각은 건곤이 하루를 관장한다는 뜻이다. 또한 하루에는 五更(오경)이 있는데, 하룻밤을 다섯 부분으로 나눈 시간을 가리킨다. 밤 7시부터 9시까지가 1경이요(戌時), 9시부터 11시 까지를 2경이라 하고(亥時),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를 3경이라 하며(子時), 1시부터 3시 까지를 4경이라 하고(丑時), 3시부터 5시 까지를 5경이라 한다(寅時). 更은 ’고칠 경, 다시 갱‘이라고 한다. 사람을 바꿀 적에는 更迭(경질)이라 하지만, 계약기간을 다시 고치거나 새로운 기록을 세우면 ’更新(갱신)한다‘고 한다. 본래 更은 丙(남녘 병) 밑에 攴(칠 복)을 합한 글자였던 것이, 更으로 변한 것이다. 밝은 광명(丙)을 찾아 조심스럽게 두드린다고(攴) 하여 조심스럽게 ’다시 고치다‘는 뜻으로 정해졌다.

 

1개월이 12번 모이면 1年이라고 한다. 年의 부수는 干인데,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방패의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다. 그러나 위에 있는 一태극이 밑에 있는 十무극이 서로를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다. 一태극이 밑에 있고, 十무극이 위에 있다면 士(선비 사)가 된다. 이때에 밑에 있는 一은 十보다 작아야 한다. 만약 十보다 一이 더 크다면 土(흙 토)가 된다. 一은 음양의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친 상태이고, 음양이 조화를 이루면 十이다. 땅은 흙이라는 물질을 지닌 것이므로 형상으로 치우친 상태를 중시하며, 선비는 음양의 조화를 더 중시하라는 뜻이다. 여하튼 干을 부수로 하는 年은 禾(벼 화)와 干을 합한 글자다. 禾는 벼(木)가 익어서 고개를 드리운 상태(丿)를 본뜬 상형문자다. 禾谷洞은 벼가 익어가는 골짜기라는 뜻이다. 벼가 잘 익어 풍년이 드는 것은, 한 해 동안 병충해를 비롯한 온갖 기상이변을 막아 준 하늘의 은혜에 힘입은 것이므로, 그 한 해를 가리켜 年이라는 글자로 나타냈다.

 

이처럼 시간을 나타내는 단위는 매우 다양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