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地
천지라는 용어는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것 중의 하나다. 우주는 크게 무형과 유형으로 분류하는데, 무형이 모인 곳을 하늘이라 하며 유형이 모인 곳은 땅이라 한다. 인체는 우주의 축소판이므로 천지를 그대로 닮았으니, 무형이 모이는 곳을 머리라 하고, 유형이 모이는 곳을 배라고 한다. 머리는 생각하는 기운이 모이고, 배는 음식물이 모인다.
하늘을 가리켜 天이라고 하는 이유는, 본래 그곳에는 삼신이 거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삼신은 天神, 地神, 人神을 가리킨다. 天을 이루는 처음의 一은 천신이요, 두 번째의 一은 地神이며, 세 번째의 一은 人神이다. 그러나 사람은 천지의 합작이므로 남녀로 나타나기 때문에 人이라고 하였다. 신은 본래 무형이다. 하늘에는 삼신이 충만하지만 아무 것도 안 보이는 것은 신은 이처럼 본래 무형이기 때문이다. 천지부모의 품(二)에 人이 자랄 적에는 天속에 人이 붙어 있으나, 다 자란 성인이 되면 반드시 자립해야 한다. 그럴 적에는 天에서 二를 벗어난 人이라고 한다. 다 자란 성인인데도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사람 노릇을 못한다는 증거다.
地는 땅이라고 하는데, 땅은 ‘따’라고 한다. 지금도 ‘하늘 天, 따 地’, 혹은 ‘따 坤 ’이라고 읽는 것은 그 좋은 예다. ‘따’라는 말은 ‘따로’라는 말처럼 태양에서 따로 떨어져 나갔다는 말이다. ‘열매를 따다’는 것은 나무에서 열매가 따로 떨어져 나간다는 뜻이다. 그럼, 땅은 어떻게 따로 떨어졌을까? 과학자들은 말하기를 거대한 태양에서 떨어져 나간 것이 별이며, 그중의 하나가 지구라고 한다. 태양은 물과 불로 이루어진 존재다. 흔히 사람들은 태양은 거대한 불덩어리로만 알고 있지만, 그 속에는 거대한 물이 있다. 이른바 태양의 黑點(흑점)은 바로 물의 집합이다. 그러므로 태양에서 땅이 떨어져 나왔다는 것은, 곧 물과 불에서 갈라졌다는 말이다. 地라는 글자를 보면 土와 也(잇기 야)가 합하였는데, 그것은 물과 불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존재가 ‘土’라는 뜻이다. 土가 모인 상태를 ‘땅’이라 한다.
땅과 土는 그 의미가 다르다. 땅은 土가 이어져 모인 상태요, 土는 十무극과 一태극을 합한 상태다. 土는 땅(一)을 바탕으로 사방(十)에 쌓인 것임을 가리키는 상형문자다. 也는 여성의 성기를 본뜬 상형문자라고 하는데, 乙을 부수로 한다. 乙은 ‘새 을’이라고 하는 것으로,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데서 ‘이을 야, 잇기 야’와 맥락을 같이 한다. 여성의 성기도 역시 가문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므로 也라는 글자와 맥락을 같이 한다.